가재울성당 게시판

진짜 시집은 2004년에나 갈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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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미진 [nohmj] 쪽지 캡슐

2000-03-23 ㅣ No.874

 

6년 전에 2지구 일로 만난 형이 있는데.. 4년 전인가 신학교엘 들어갔어여.. 사제가 되것다고..

 

당시, 같이 지구일 하던 경희언니와 많이 고민했슴다.. 한국 가톨릭의 미래를 위해 너나 나나 둘 중 하나가 희생해서, 그 형한테 시집가자 우쩌구 하문서.. ^^

 

물론 제바뽑기를 하기도 하고 가위바위보를 하면서 시간을 질질 끄는 동안, 그 형은 휙~ 신학교에 드가더만여...

 

근데, 2학년인가 여름방학 때 만나서 같이 술을 마시는데, 그 형이 그러더만여..

 

"미지나. 니 시집갈 때 혼배미사 집전은 내가 해주마..(싸게 해주께...^^)"

 

헐....

 

"형이 서품은 언제 받는데여?"

 

"흠.. 아마 2004년쯤일껄?"

 

허거덕!!

 

"2004년이면 서른둘인데.. 고럼 그때까지 시집 가지 말고 있으란 거야 모야?? 그런 악담이!!!"

 

이러문서 무척 흥분했던 기억이 있슴다..

 

 

근데,

 

저번 주일 그 갈비집에서...

 

술을 조금 마셨는지, 얼굴이 발그래 해진 이은이가 사쁜사쁜 다가와서.. 제 손을 꼬옥~ 잡더니...

 

"딴건 몰라도, 누나 결혼식 때 반주는 제가 꼬옥~ 하드리께여.. 정말 제가 해드리고 싶어여..."

 

이러더만여...

 

평소 같으면.. "아잉~ 신랑이 반주를 하문 어케..??" 라구 헛소리를 했겠지만...

 

말만이라도 넘 고마워 마냥 감격한 미지니..

 

"니 곧 군대간담서? 언제 제대하냐?"

 

"곧 가여.. 제대는 아마 2004년 초쯤일껄여??"

 

허거거거걱!!!

 

 

근데, 이상한 건.. 예전에 그 형이 말할 때 보다는 덜 열을 냈다는 검다... 2004년.. 이제 곧 아닌감여??

 

흠... 솔직히 현실 가능하다, 이말이지여...

 

그래서리 함 생각해 봤슴다..

 

흠.. 주례사제 결정됐고.. 반주자 결정됐고... 해설은 학용이를 족치문 될꺼시고... 증인이야 전례단 언니, 동생들 수두룩하고...

 

복사는 요번에 입단한 참한 넘으루 한 4년간 공을 들이문 될꺼시고...

 

에.....

 

여기까지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 넘 무서운 생각이 들어 걍~ 굳어버린 미지니....

 

주례사제, 반주자, 해설자, 증인, 복사 다~ 준비되었는데....

 

그때꺼정 신랑이 엄쓰문 우짜냐????

 

 

 

미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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