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일동성당 게시판

희망에 관한 짧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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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유니 [MyloveE.T.] 쪽지 캡슐

2000-10-16 ㅣ No.2324

게임(The Game)

                         -가석방

 

 

7시간 전 -게임 오버(Game Over)

 

저 아래로 멀어지는 땅과 바다...

속박하던 모든것으로부터의 해방...

빛이 보인다...

강렬한 빛. 녹아내린다..... 그리고.. 추락...

이카루스는 죽었다.

태양은 너무나 밝아 비춰주지는 못하고

모든것을 집어 삼킨다는 것을 그는 알았을까...

그러나 나는 하늘로 간다. 나를 속박하던 것들로부터

영원히 떠나간다.

’안돼 상현아 뛰면 안돼 제발’

왼쪽귀로 스며들어오는 친구의 목소리...

그러나 오른쪽귀로 다시 나가며 허공으로 흩뿌려진다...

.

비상이다. 하늘이 가까워진다.

순간, 모든 것들로부터의 자유를 느낀다.

자유...

태어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느낌...

이런 기분이었구나...

하늘을 난다는 기분...

이번엔 땅이 보인다.

내가 추락하고 있다는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할 만한

속도로 가까워지는 땅...

 

 

7시간 30분전 -인썰트 코인(Insert Coin)

 

"이게 뭐니? 27점? 떨어진거니? 또 떨어진거냐고!!"

나는 1시간 전에도 추락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하루전에도...

"야 임마! 이거 하나 못해? 너 덜 떨어진 놈 아냐?"

역시 추락을  느끼고 있었다.

한달 전에도 일주일 전에도 일년전에도 나는 추락을 느끼고 있었다.

나는 더 이상의 추락을 원치 않는다.

난 하늘을 날고 말거다.

파일럿, 이게 나의 꿈이다.

모든 것들로부터의 해방..

그러나 성적이라는 나의 형편없는 품질보증서는

나의 꿈을 단지 꿈으로 만들어준다...

꼴찌에게...

누가 하늘을 날 기회를 주겠는가?

하늘을 올려다 본다.

나는 하늘을 날 수 있는 자격도 없던 것일까...  

누구의 도움도 필요없다. 나 스스로의 힘으로 날고 말거다.

이륙은 아파트 옥상에서 할 것이다.

하늘을 나는 기분... 그 기분은 어떨까...

 

 

현재-게임 리스타트(Game Restart)

 

눈을 떴다.

하얗다. 모든 것이 하얗다.

바보같은 놈... 병원이니깐 당연하지...

나를 보고 의사가 어디론가 달려간다.

잠시후 들어오는 가족들... 아니.. 가족...

내 가족은 엄마와 나 둘이다.

곧이어 느껴지는 따뜻함...

이 따뜻함은 엄마의 온기이다..

눈에서 눈물이 나온다..

바보같은 놈.. 싸나이가 울다니..

게임은 끝나지 않았다.

다시 시작이다...

 

 

에필로그-무한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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