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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줄의 명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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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자 [mopen] 쪽지 캡슐

2000-05-16 ㅣ No.5360

단 한 줄의 명답 (퍼온글)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의 한 강의실은 무거운 침묵에 싸여 있었다.

그날 종교학 과목의 시험 문제는 예수 그리스도와 포도주에 대해 종교적이고 영적인 의미를 서술하는 것이었다. 다른 학생들이 열심히 논술문을 작성하고 있는 반면 구석 자리에 앉은 바이런은 두 시간 동안 창 밖만 바라보며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었다.

시험 종료 시간이 다 되어가는데도 그는 펜을 손에 든 채 우두커니 앉아 있기만 했다. 처음부터 그를 눈여겨보던 시험 감독 교수가 바이런에게 다가와 말했다.

 

"자네, 지금 답안은 작성하지 않고 뭘 하고 있는가? 서둘러 쓰도록 하게"

 

교수가 심각하게 충고했지만 바이런은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

 

"교수님, 저는 지금 머리 속으로 가장 적절한 답안을 구성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 구성이 끝나는 대로 곧 답안을 작성하겠습니다"

 

하지만 교수가 두 시간이 넘도록 지켜보았지만 그는 여전히 답안을 쓰기는커녕 하염없이 창 밖만 바라보고 있었다. 시험 종료를 알리는 신호가 울리자 교수는 그 괴상한 학생에게로 걸어갔다. 그리고는 여전히 비어 있는 그의 시험지를 보고 답안지를 걷기 전에 한 줄이라도 쓴다면 낙제 점수를 면해 주겠다고 말했다. 그래도 바이런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자네, 아직도 이 답안의 해답을 구상 중인가?"

 

그러자 바이런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아닙니다. 이제 다 되었습니다."

 

말을 마친 바이런은 연필을 들어 다음과 같이 한 문장을 써내려 갔다.

 

"물이 그 주인을 만나자 얼굴이 붉어졌다"

 

그 학기에 바이런은 종교학 과목에서 최고 학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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