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소유의 비좁은 골방

인쇄

강명훈 [p0o9i8] 쪽지 캡슐

2003-08-21 ㅣ No.5256

 

 

성 프란치스코의 말을 빌리자면 가난은 우리 자신을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라 들어 올리는 길이다.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는 이웃과 나눠 가질 때 그것은 우리 자신을 높이 들어올리는 행위라는 것이다.

우리가 지금 마주친 삶의 경제적인 위기는 우리 자신을 떨어뜨리지 않고 우리 자신을 높이 들어올리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프란치스코 성인은 죽음이 임박했을 때 가난과 겸손을 보다 온전하게 지키기 위해 형제들의 모든 집과 움막은 반드시 흙과 나무로 지어야 한다는 내용을 유언에 넣도록 당부했다. 나는 이 글을 읽으면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

 

 

동서고금을 물을 것 없이 그 시대와 후세에까지 모범이 된 신앙인들은 가난과 어려움 속에서 믿음의 꽃을 피우고 그 열매를 맺었다.

불교 경전에도 보면 수도자는 먼저 가난해야 한다고 적혀 있다. 가난하지 않고서는 보리심이나 어떤 진리에 대한 자각이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주어진 가난은 우리가 극복해야 할 과제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맑은 가난, 즉 청빈은 정제된 아름다움이며 삶의 미덕이다.

풍요 속에서는 사람이 타락하기 쉽다. 그러나 맑은 가난은 우리에게 마음의 평안을 가져다 주고 올바른 정신을 지니게 한다.



32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