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행복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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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훈 [p0o9i8] 쪽지 캡슐

2003-08-26 ㅣ No.5272

 

 

행복의 비결은 필요한 것을 얼마나 갖고 있는가가 아니라 불필요한 것에서 얼마나 자유로워져 있는가 하는 것이다. 옛말에 ’위에 견주면 모자라고 아래에 견주면 남는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행복을 찾는 오묘한 방법이 어디에 있는지 깨우쳐 주고 있다.

안으로 충만해지는 일은 부자가 되는 일에 못지 않게 인생의 중요한 몫이다. 인간은 안으로 충만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아무 잡념 없이 기도를 올릴 때 자연히 마음이 넉넉해지는 것을 느낀다. 그때는 삶의 고민 같은 것이 끼어들지 않는다. 내 마음이 넉넉하고 충만하기 때문이다.

 

2세기 남쪽 인도에 살았던 대승불교학자인 용수가 한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 이런 구절이 있다. 문맥으로 볼 때 아마도 그 친구가 부자였는데 도둑을 맞았던 것 같다.

’그대가 항상 만족해 있다면 그대가 가진 모든 것을 도둑맞는다 할지라도 그대는 스스로 부자가 여기리라. 그러나 만족할 줄 모른다면 아무리 부자일지라도 그대는 그 돈과 재산의 노예일 뿐이다’.

만족할 줄 안다면 내면으로 풍성하기 때문에 설령 내 재산을 도둑 맞는다 할더라도 스스로 부자로 여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아무리 많이 차지하고 있다 하더라도 만족할 줄 모르면 그 돈과 재산의 노예일 뿐이라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무엇을 가지고도 만족할 줄 모른다. 이것이 현대인들의 공통된 병이다. 그래서 늘 목이 마른 살태이다. 겉으로는 번쩍거리고 잘 사는 것 같아도 정신적으로는 초라하고 궁핍하다. 크고 많은 것만을 원하기 때문에 작은 것과 적은 것에서 오는 아름다움과 살뜰함과 사랑스러움과 고마움을 잃어 버렸다.

행복의 조건은 무엇인가. 아름다움과 살뜰함과 사랑스러움과 고마움에 있다. 나는 향기로운 차 한 잔을 통해서 행복을 느낄 때가 있다.

내 삶의 고마움을 느낄 때가 많다. 산길을 지나다가 무심히 피어 있는 한 송이 제비꽃 앞에서도 얼마든지 나는 행복할 수 있다. 그 꽃을 통해서 하루의 일용할 양식을 얻을 수 있다.

또 다정한 친구로부터 들려오는 목소리, 전화 한 통화를 통해서도 나는 행복해진다. 행복은 이처럼 일상적이고 사소한 데 있는 것이지 크고 많은 데 있지 않다. 일상적인 경험을 통해서 늘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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