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성당 게시판

인생이란 이런 것이다. 그러니 덕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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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웅열 [ryuwy] 쪽지 캡슐

2003-07-07 ㅣ No.1571

雜阿含經

 

한 남자가 네 명의 아내와 함께 살고 있었다. 그는 첫째 부인에 대한

사랑이 각별했고, 늘 침식을 함께 했다. 물론 말다툼을 한 적도 없었다.

그리고 둘째 부인도 역시 깨어 있을 때에는 잠시도 곁을 떠나지 못할

만큼 애지중지했다. 그러나 셋째 부인은 이따금 생각 날 때만 찾아가

는 관계였고, 넷째 부인은 남편의 시중을 열심히 들며 일을 하였지만,

남편은 조금도 사랑을 주지 않았다.    

 

그런데 하루는 남편이 먼길을 떠나게 되어서 첫째 부인에게 동행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첫째 부인은 단호히 거절했다. 둘째 부인 역시

당신이 제일 사랑하는 첫째 부인도 거절하는 마당에 내가 왜 따라가야

하느냐, 따져 물으며 거절했다.

 

그는 결국 셋째 부인에게 부탁하기에 이르렀다. 그랬더니 셋째 부인이

말하기를 한 평생 신세를 진 몸이니 마을 어구까지 만이라도 전송하겠

다고 했다. 그는  이제 정말 염치가 없게도 넷째 부인에게 얘기를 하

기에 이르고 말았다.

 

그런데 뜻 밖에도 넷째 부인이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닌가.

"당신의 가는 곳이면 어디든지 따라가 드리겠습니다.

 

첫째 부인은 우리들이 가장 아끼는 육신을 말하는 것이고,

둘째 부인은  명예, 재산 등을 의미한다. 우리는 명예나 재물을 위해서  

     모든 정성을 기울였지만 역시 매정하기는 마찬가지다.

셋째 부인은 일가나 친척, 친구들을 의미한다. 우리가 죽게 되면 그들  

     이 장례식에 참석하고 묘지까지는 배웅해 주지 않는가.

마지막 넷째 부인의 역할은 바로 業(업)이라고 하는 것이다. 업이란 우  

     리가 매일 행하게 되는 착한 행위의 선행과 나쁜 행위의 惡業(악  

     업)을 말한다.  이러한 업만이 자신의 마지막 길까지 동행하게 되  

     는 것이다.

우리는 그럼에도 첫째 부인과 둘째 부인에 해당되는 것들만을 중요시  

하며 살아 왔다. 오직 자기 육신의 만족을 위해서 살았는가 하면, 재물

과 명예를 쫓아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우리가 생각해야 될 것은 우리가 마지막 가는 길에 정말 무엇을 가지

고 갈 것인지 새롭게 인식하는 일이다. 육체며, 명예며, 재물 등은 한낱

티끌에 지나지 않게 된다.

 

내게 남은 거라곤 오직 알몸 뿐, 돌아 갈 때는 벌거벗은 알몸으로 업

만 두르고 떠나는 것이다.

 

"다 알고 배운 것도 행하지 못하면 쓸모 없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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