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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체질 산성화되고 있다. [박승 한국은행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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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욱 [sskwins] 쪽지 캡슐

2004-07-21 ㅣ No.6192

[오마이뉴스 2004-07-21 15:10]
[오마이뉴스 김종철/이종호 기자]
▲ 국회 `시장경제와 사회안전망 포럼`은 2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1층 회의실에서 <한국의 경제회생, 언제 가능한가>를 주제로 창립심포지엄을 열었다. 사진은 축사를 하는 박승 한국은행 총재.
ⓒ2004 이종호

박승 한국은행 총재와 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0일 나란히 국회에 나와, 최근 한국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와 함께 정치권의 안이한 경제관을 강하게 비판했다.

우선 박승 한국은행 총재. 그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서 여야의원 50여명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시장경제와 사회안전망 포럼’ 심포지엄 축사에 참석해, “연봉 7000만원 고소득 기관에서 파업 요구 조건으로 두자리수 임금인상을 할 수 있는 나라, 국민과 언론이 안 된다고 말리지 않는 나라가 우리나라”라고 말했다.

LG칼텍스정유 파업 등 최근 노동계의 잇단 파업을 두고, 국민과 언론을 향해 마치 작정이라도 한 듯 강하게 질타한 것이다. 그는 특히 “한국경제의 체질이 산성화되고 노화현상이 진행되고 있다”며 “이는 일은 안하고, 욕구만 분출하는 형태”라고 꼬집기도 했다.

박 총재는 이날 미리 배포된 축사를 보지도 않고, 자신이 별도로 준비한 메모를 읽어 내려갔다. 이어서 장기 침체 국면에 빠진 한국경제 현실에 대한 우려와 함께 국민과 정부의 반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박 총재 “일본식 장기 불황을 닮아간다는 우려가 있다”

올해 경제전망을 두고, 그는 “거시지표인 경제성장률 5%, 물가 3%, 국제수지 200억달러이상 등 3대 숫자만 보면 전체적으로 B 풀러스나 A 마이너스 정도의 성적을 매길만 하다”고 평가하고,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경제가 어렵다”고 진단했다.

소비는 기름값과 가계부채가 원인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으로 전망하고, 투자 부진은 경제성장의 구조가 변화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총재는 이어 “정부나 한국은행이 최대한 노력하지만, 재정 금융 정책으로는 (경제를 살리는데) 한계가 있다”며 “정치와 사회 전반의 의식개혁이 있어야하며, 밑바탕부터 체질이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경제전망에 대해서는 “우리경제의 문제가 심각하지만, 극복할 잠재력이 있고, 이번에도 극복할 것”이라며 “일본은 10년, 싱가폴은 5년의 심각한 불황을 겪은 후, 이제 성장기로 접어들었지만 우리는 일본처럼 가지 않고, 기간을 단축해서 성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박 총재는 이날 미리 배포된 축사에서 “한국 경제가 일본식 장기불황을 닮아가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면서 “우리 경제가 구조적 요인에 의해 수출호조가 설비투자로 이어지지 않고 내수부진이 장기화 되고, 통화 재정등의 거시경제정책이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 국회 `시장경제와 사회안전망 포럼`은 2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1층 회의실에서 <한국의 경제회생, 언제 가능한가>를 주제로 창립심포지엄을 열었다. 사진은 축사를 하는 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2004 이종호

박용성 회장, “고용과 임금 유연성, 전투적 노조운동 걱정 없으면...”

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해, “의례적인 인사성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고 운을 뗀 후, "정치권의 경제회생 노력에도 불구하고 성과가 미흡한 이유는 현실과 동떨어진 명분만 그럴싸한 정책을 내놓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박 회장은 이어 ▲비정규직 문제 ▲일자리 창출 ▲법인세 인하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백화점 셔틀버스 페지 ▲경유차 보급 등의 예를 들면서, 현실과 동떨어진 경제관련 법안과 정책 때문에 경제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박 회장은 “정규직에 대한 보호가 지나치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라고 전제하고, “현재 계약직으로 2년 넘게 근무하면 정규직화 하기 때문에, 2년이 가까워지면 해고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최근에 2년 기한을 1년으로 축소한다고 하는데 법안이 시행되면 계약직이 정규직으로 바뀌겠는가”라며 “1년이 되기 전에 해고하는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 회장은 재정지출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대해서도 “재원이 떨어지면 소멸되는 일자리를 과연 제대로 된 일자리라고 할 수 있나”라며 “(기업은) 고용과 임금의 유연성을 높이고, 전투적 노동운동에 대한 걱정만 없다면, 인력 채용이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주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국호는 난파선은 아니지만, 여기저기 구멍이 많이난 배

박 회장은 정부의 법인세율 인하에 대해 “세금 깎아준다고 싫어할 기업 없다”면서도 “하지만 모든 기업들이 다 그렇게 잘 나가는 것은 아니다”며 현실성에 의문을 가졌다. 이어 법인세 2%를 지금 당장도 아니고, 내년부터 내려준다고 기업인의 사기진작이나 투자활성화에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꼬았다.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에 대해서도 ‘기업 비밀’을 이유로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물건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제품 원가는 기밀중에서도 1급 기밀”이라며 “이를 밝히라는 것은 시장경제원리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재벌정책 가운데 하나인 출자총액제한제도에 대해서도 일본의 미쓰비시와 미쓰이 등의 예를 들면서, 부가가치와 고용 창출을 위해 출자총액제한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경제는 내수 부진과 투자위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당장 침몰하는 난파선은 아니지만, 여기저기 구멍이 많이 나 있는 배에 비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멍들을 빨리 메우지 않으면 언제가 한국호라는 배가 가라앉을 수 밖에 없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박 회장은 “기업들이 국내에서 경영활동에 매진할 수 있도록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 달라”며 “일자리 창출은 투자가 살아나면 저절로 해결되며, 투자가 살아나려면 정책의 일관성을 가지고 예측이 가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경제 체질 산성화되고 있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 요지]

이번 국회는 과거와 달리 공부하는, 일하는 국회로 자리매김하겠구나는 생각을 했다. 요즘 우리 경제가 어렵다. 거시지표로 보면, 경제성장률 5%, 물가 3%, 국제수지 200억불이상 등 3대 숫자만 보면 전체적으로 B 풀러스나 A 마이너스 정도의 성적을 매길만 하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렵다. 소비가 왜 안되느냐. 기름값과 가계부채가 원인이다. 하지만 이것은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다. 투자는 어떤가. 기업들이 국내에 투자를 안하는 것이 문제다.

왜 우리나라에 투자 안하는가. 철강, 자동차, 조선 등의 제조업의 수지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왜 그런가.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구조가 변화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는 그동안 산업화 과정의 성장을 이뤄왔다. 하지만 지금은 산업화가 완성된 이후의 성장단계에 접어들었다. 고임금 고효율 성장 패턴으로 변하고 있다.

버릴 것 빨리 버려야 한다. 폐쇄적인 관념은 빨리 버리고, 비시장적 요소 등을 버려야 한다. 이어 개방적, 시장적, 합리적사고로 가야 되고, 경쟁력 있는 산업을 빨리 만들어야 되는데 지연되고 있다.

한국경제 체질이 산성화되고 있다. 노화현상이 무엇인가, 일은 안하고, 욕구만 분출하는 형태다. 연봉7000만원 고소득 기관에서 파업 요구 요건으로 두자리수 임금인상을 할 수 있는 나라, 국민과 언론이 안 된다고 말리지 않는 나라가 우리나라다.

엄청난 사교육비를 쓰고, 교육을 위해 도피해서 외국으로 나가고, 이기적인 집단 현상이 나오고 있다. 내 책임은 없고, 사회와 국가, 정부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 한국인의 노화현상이다. 지금은 사회와 국가, 국민이 공동으로 반성해야 한다. 체질의 산성화를 막아야한다.

정부나 한국은행 최대한 노력하지만, 재정 금융 정책으로는 한계가 있다. 정치와 사회, 의식개혁이 있어야한다. 밑바탕부터 체질이 개선돼야 한다.

우리경제는 낙관한다. 문제가 없다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심각하지만, 극복할 잠재력이 있고, 이번도 극복할 것이다. 일본은 10년, 싱가폴은 5년의 심각한 불황을 겪은 후, 이제 성장기로 접어들고 있다. 우리는 일본처럼 가지 않고, 기간을 단축해서 성장해야 한다. 여야를 초월해서 앞장서 주기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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