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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글] 아주 오랜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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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동 [nuri] 쪽지 캡슐

2001-06-05 ㅣ No.8482

아주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어느 대학교에 어떤 동아리가 있었습니다.

마지막 겨울방학을 후배들과 지내고 싶어서

후배들에게 같이 여행을 가지고 했답니다

 

 

그런데 후배들이 모두 빠쁘다며 못간다고 했습니다

한 명의 후배만 빼구요

4학년 선배들은 자신들의 마음을 몰라주는 후배들에게

화가 났지만 자신들만이라도 그 후배와 같이 갔다오기로 했습니다

 

 

겨울이었지만 출발하던 날 날씨는 포근하고 좋은 날씨라서

간단한 음식과 방한장비만을 가지고 올라갔습니다

산중턱쯤 올라갔을 때쯤부터 갑자기 날씨가 나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산을 오르던 다른 등산객들은 모두 중간에서 내려오기 시작했지만

이 학생들은 마지막 여행이기 때문에 빨리 올라갔다 내려오자며

계속 산을 올라갔습니다

 

 

날씨는 점점 더 나빠지고 눈이 내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눈보라가 치기 시작했습니다

정상쯤에 다가간 상태였지만 우선은 눈보라를

피해야 할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눈보라가 너무 심해서 자칫 잘못하다간

모두 길을 잃을 상황이었습니다

겨우겨우 산 여기저기를 헤매다가 눈보라를 피할 수 있는

폐허가 되다시피한 조그만 산장을 찾았습니다

산장은 사용하지 않은지 오래되었기 때문에

불을 땔 수 있는 땔감 같은건 전혀 없었습니다

 

 

밖에는 눈보라가 너무 심하게 불어서 땔감을 구하러

다니기에는 너무 위험했습니다

몇 시간을 눈보라가 멈추기를 기다리면서 가지고 있던

라디오의 뉴스를 들어봤지만 눈보라가 멈추려면 3~4일이나

지나야 한다는 절망적은 소식 뿐이었습니다

 

 

4학년 선배들은 제비뽑기를 해서 한 명을 뽑아

산 아래로 내려보내서 구조요청을 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구조요청을 하러 가다가 길을 잃을 수도 있고

얼어죽을 수도 있기 때문에 자신들의 방한장비와 음식들을

그 사람에게 모두 주기로 하고 나머지는 기다리기로 했죠

제비뽑기는 종이에 동그라미가 표시된 사람이 뽑히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각자 종이를 하나씩 뽑아 들었고 한 명의 후배에게 종이를

펼쳐보라고 했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후배가 뽑은 종이에는 동그라미가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선배들은 그 후배에게 약속대로 자신들의 잠바와 음식 등을

챙겨서 산 아래로  내려 보냈습니다

 

 

후배는 산 여기저기를 하루가 넘도록 헤매다 겨우 산 아래로

내려와서 구조요청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산장의 정확한 위치도 모르고 눈보라도 너무 심했기

때문에 눈보라가 어느 정도 잠잠해지기 전에는 구조를 하러

갈 수 없다고 했습니다

 

 

후배는 혼자서라도 다시 올라간다고 했지만 자신도

탈진한 상태라 치료를 받으며 눈보라가 잠잠해지기만을

기다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로부터 나흘 정도가 지난 후 눈보라는 잠잠해지고

구조대원들과 후배는 산으로 선배들을 찾으러 올라갔습니다

저녁쯤 되어서야 그들을 산 정상 가까이에 있는 산장에서

발견하였습니다

 

 

그들은 불을 지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것 중 불에 탈 수

있는 것을은 모두 불에 집어넣었고 추위를 이기기 위해

불 주위를 빙 둘러앉아 자신들의 몸을 꼭 붙힌 채로

서로 손을 잡고 앉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벌써 불은 꺼진지 오래되었고

그들은 모두 얼어 죽어 있었습니다

구조대원들이 그들을 하나하나 후송하려고 잡은 손들을

떼어 놓는데 모두의 손에는 종이가 하나씩 접혀 있었다고 합니다

그 종이들을 모두 펴 보았는데 그 종이에는 모두 동그라미가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그 후 그들의 죽음을 위로하기 위해 그들의 이야기를

노래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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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연인이 손에 손을 잡고

 

걸어가는 길

 

저기 멀리서 우리의 낙원이

 

손짓하며 우리를 부르네

 

길은 험하고 비바람 거세도 서로를 위하여

 

눈보라 속에도 손목을 꼭잡고

 

따스한 온기를 나누리

 

이 세상 모든 것

 

내게서 멀어져가도

 

언제까지나 너만은 내게 남으리

 

다정한 연인이 손에 손을 잡고

 

걸어가는 길

 

저기 멀리서 우리의 낙원이

 

손짓하며 우리를 부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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