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납동성당 게시판

독백?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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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희 [ann620] 쪽지 캡슐

2000-09-05 ㅣ No.989

정말 정신없는 오후.

계속 걸려오는 전화, 줄 서서 나의 처리를 기다리는 학생들, 교수님들의 호출...

깔끔하게 마무리지어지지 않고, 내일을 기다리는 일들...

귀에 헤드폰을 낄 시간을 기다렸지.

 

어제 "언니, 이거 한번 들어봐."하며, 데크에 테잎을 밀어넣던 후배...

혜화동가는 찻길이 온통 거북이 걸음이지만,

그 음악때문에 나는 줄서있는 차보다, 가로수만 보며 갈 수 있었지...

 

고마워, 정말 고마워...

진짜 이말 하고 싶었어...

 

"정말, 좋군, 아이고 너무 좋은 걸..."

"그럼 가져라."

"어잇? 정말....아이구 좋아..."

 

롤러코스터 2집...난 이 노래들이 다 섹시하게 들릴까?

도시도 관능적이고, 자동차도 관능적이고...

어제 혜화동 베이직에서 본 여가수의 코맹맹이소리보다는 피아노치는 긴머리 청년의 구부정한 허리가...

어깨가 드러나는 드레스를 입은 모델보다는 출렁거리는 니뜨를 걸친 여인의 어깨선...

그리고 "러브 바이러스"란 곡에 나오는 구슬픈 해금소리가...

 

코딱지가 되버린 나의 호르몬을 어루만지는 것 같애....

 

어쨌든, 다시 한번 말하지만....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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