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이어쓰기

10절 -31장 42절

인쇄

박데레사 [hbrl] 쪽지 캡슐

2007-11-08 ㅣ No.2304

 
 
 
야곱이 베텔에서 꿈을 꾸다
 
10  야곱은 브에르 세바를 떠나 하란으로 가다가,
 
어떤 곳에 이르러 해가 지자 거기에서 밤을 지내게 되었다. 그는 그곳의 돌 하나를 가져다 머리에 베고 그곳에 누워 자다가, 꿈을 꾸었다. 그가 보니 땅에 층계가 세워져 있고 그 꼭대기는 하늘에 닿아 있는데, 하느님의 천사들이 그 층계를 오르내리고 있었다.
 
주님께서 그 위에 서서 말씀하셨다. "나는 너의 아버지 아브라함의 하느님이며 이사악의 하느님인 주님이다. 나는 네가 누워 있는 이 땅을 너와 네 후손에게 주겠다.
 
네 후손은 땅의 먼지처럼 많아지고, 너는 서쪽과 동쪽 또 북쪽과 남쪽으로 퍼져 나갈 것이다. 땅의 모든 종족들이 너와 네 후손을 통하여 복을 받을 것이다.
 
보라, 내가 너와 함께 있으면서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켜 주고 , 너를 다시 이 땅으로 데려오겠다. 내가 너에게 약속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않겠다."
 
야곱은 잠에서 깨어나 "진정 주님께서 이곳에 계시는데도 나는 그것을 모르고 있었구나. " 하면서,
 
두려움에 싸여 말하였다. "이 얼마나 두려운 곳인가! 이곳은 다름 아닌 하느님의 집이다. 여기가 바로 하늘의 문이로구나."
 
야곱은 아침 일찍 일어나, 머리에 베었던 돌을 가져다 기념 기둥으로 세우고 그 꼭대기에 기름을 부었다.
 
그러고는 그곳의 이름을 베텔이라 하였다. 그러나 그 성읍의 본 이름은 루즈였다.
 
그런 다음 야곱은 이렇게 서원하였다. "하느님께서 저와 함께 계시면서 제가 가는 이 길에서 저를 지켜 주시고, 저에게 먹을 양식과 입을 옷을 마련해 주시며,
 
제가 무사히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게 해 주신다면, 주님께서는 저의 하느님이 되시고 ,
 
제가 기념 기둥으로 세운 이 돌은 하느님의 집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당신께서 주시는 모든 것에서 십분의 일을 당신께 바치겠습니다."
 
야곱이 라반의 집에 도착하다
 
29
 
1  야곱은 발걸음을 옮겨 동방인들의 땅으로 들어갔다.
 
그가 보니 돌에 우물이 하나 있고, 양 떼 세 무리가 그 곁에 엎드려 있었다. 그것은 가축에게 물을 먹이는 우물인데, 그 우물 위에는 큰 돌이 덮여 있었다.
 
가축들이 그곳에 다 모이면 목자들은 우물에서 그 돌을 굴러 내어 양 떼에게 물을 먹인 다음, 그 돌을 다시 우물 위 제자리로 돌려 놓는 것이었다.
 
야곱이 그들에게 "형제들, 그대들은 어디서 오셨습니까?" 하고 묻자 , 그들이 "우리는 하란에서 왔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가 또 "나호르의 아들 라반을 알고 계십니까?" 하고 묻자, 그들이 "압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야곱이 다시 "그분은 잘 계십니까?" 하고 묻자, 그들이 "잘 있습니다. 보십시오. 그의 딸 라헬이 양 떼를 몰고 오는군요."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야곱이 말하였다. "아직 한낮이라 짐승들을 모아들일 때가 아니지 않습니까? 양 떼에게 물을 먹이고 어서 가서 풀을 뜯게 하셔야지요."
 
그들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할 수가 없답니다. 가축들이 다 모여든 다음에야 우물에서 돌을 굴러내고 양 때에게 물을 먹이게 되어 있습니다."
 
야곱이 아직도 그들과 말하고 있을 때, 라헬이 아버지의 양 떼를 몰고 왔다. 그는 양치는 여자였다.
 
야곱은 자기 외숙 라반의 딸 라헬과 외숙 라반의 양 떼를 보자, 다가가 우물에서 돌을 굴려 내고 자기 외숙 라반의 양 떼에게 물을 먹였다.
 
그런 다음 야곱은 라헬에게 입 맞추고 목 놓아 울었다.
 
그리고 야곱은 라헬에게 자기가 그 아버지의 혈육이고 레베카의 아들임을 밝혔다. 라헬은 달려가서 아버지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라반은 자기 누이의 아들 야곱이 왔다는 소식을 듣고, 그에게 달려 나가 그를 껴안도 입 맞추고는 집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야곱이 라반에게 자기의 일을 모두 들려주자,
 
라반이 그에게 말하였다. "정녕 너는 내 골육이다." 이리하여 야곱은 그 집에 한 달 동안 머물렀다.
 
야곱이 라반의 딸들과 혼인하다
 
15  하루는 라반이 야곱에게 물었다. "네가 내 혈육이기는 하지만, 내 일을 거저 해 줄 수야 없지 않으냐? 네 품값이 얼마면 되겠는지 나에게 말해 보아라."
 
라반에게는 딸이 둘 있었는데, 큰딸의 이름은 레아였고 작은딸의 이름은 라헬이었다.
 
레아의 눈은 생기가 없었지만, 라헬은 몸매도 예쁘고 모습도 아름다웠다.
 
야곱은 라헬을 사랑하고 있었으므로, "외삼촌의 작은 딸 라헬을 얻는 대신 칠 년 동안 외삼촌 일을 해 드리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라반이 말하였다. "그 아이를 다른 사람에게 주는 것보다 너에게 주는 것이 낫겠다. 그러면 내 집에 머물러라."
 
야곱은 라헬을 얻으려고 칠 년 동안 일을 하였다. 이것이 그에게는 며칠로밖에 여겨기지 않았다. 그가 그만큼 라헬을 사랑하였던 것이다.
 
마침내 야곱이 라반에게 말하였다. "기한이 찼으니 제 아내를 주십시오. 같이 살겠습니다."
 
그러자 라반은 그곳 사람들을 모두 청해 놓고 잔치를 베풀었다.
 
저녁이 되자 그는 딸 레아를 야곱에게 데려다 주었다. 그래서 야곱은 그와 한자리에 들었다.
 
라반은 자기의 여종 질파를 딸 레아에게 몸종으로 주었다.
 
그런데 아침에 보니, 레아가 아닌가! 야곱이 라반에게 말하였다."저에게 이러실 수가 있습니까? 제가 라헬을 얻는 대신 외삼촌 일을 해 드리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왜 저를 속이셨습니까? "
 
라반이 대답하였다. "우리 고장에서는 작은 딸을 맏딸보다 먼저 주는 법이 없다.
 
이 초례 주간을 채워라. 그리고 네가 다시 칠 년 동안 내 일을 해 준다면 작은애도 우리가 너에게 주겠다."
 
야곱은 그렇게 하기로 하고 초례 주간을 채웠다. 그러자 라반은 자기의 딸 라헬을 그에게 아내로 주었다.
 
라반은 자기의 여종 빌하를 딸 라헬에게 몸종으로 주었다.
 
야곱은 라헬과도 한자리에 들었다. 그는 레아보다 라헬을 더 사랑하였다. 그는 칠 년 동안 라반의 일을 하였다.
 
야곱의 아들들
 
31  주님께서는 레아가 사랑받지 못하는 것을 보시고, 그의 태를 열어 주셨다. 그러나 라헬은 임신하지 못하는 몸이었다.
 
레아는 임신하여 아들을 낳았다. 그러고는 "주님께서 나의 괴로움을 보아 주셨구나. 이제는 남편이 나를 사랑해 주겠지." 하면서 그 이름을 르우벤이라 하였다.
 
그는 또 임신하여 아들을 낳았다. 그러고는 "주님께서 내가 사랑받지 못한다는 것을 들으시고, 나에게 이 아들도 주셨구나." 하면서 그 이름을 시메온이라 하였다.
 
그는 또 임신하여 아들을 낳고, "내가 이렇게 아들을 셋이나 낳아 주었으니, 이제는 남편이 나에게 매이겠지." 하고 말하였다. 그리하여 아기의 이름을 유다라 하였다. 그러고서는 그의 출산이 멈추었다.
 
30
 
1  라헬은 자기가 야곱에게 아이를 낳아 주지 못하는 것 때문에 언니를 시샘하며 야곱에게 말하였다. "나도 아이를 갖게 해 주셔요. 그러지 않으시면 죽어 버리겠어요."
야곱은 라헬에게 화를 내며 말하였다. "내가 당신에게 소생을 허락하지 않으시는 하느님 자리에라도 있다는 말이오?"
 
그러자 라헬이 말하였다. "보셔요. 내 몸종 빌하가 있잖아요. 그 아이와 한자리에 드셔요. 빌하가 아기를 낳아 내 무릎에 안겨 준다면, 그의 몸을 빌려서나마 나도 아들을 얻을 수 있겠어요."
 
이렇게 해서 라헬이 야곱에게 자기의 몸종 빌하를 아내로 주자, 야곱이 그와 한자리에 들었다.
 
빌하가 임신하여 야곱에게 아들을 낳아 주었다.
 
라헬은 '하느님께서 내 권리를 되찾아 주셨구나. 그분께서는 내 호소를 들으셔서 나에게 아들을 주셨다네. " 하면서 그 이름을 단이라 하였다.
 
라헬의 몸종 빌하가 다시 임신하여 야곱에게 두 번째 아들을 낳아 주었다.
 
라헬은 "내가 언니와 죽도록 싸워서 이겼다." 하면서 그 이름을 납탈리라 하였다.
 
레아는 자기의 출산이 멈춘 것을 알고, 자기의 몸종 질파를 데려다 야곱에게 아내로 주었다.
 
그래서 레아의 몸종 질파도 야곱에게 아들을 낳아 주었다.
 
레아는 "다행이로구나! " 하면서 그 이름을 가드라하였다.
 
레아의 몸종 질파가 야곱에게 두 번째 아들을 낳아 주었다.
 
레아는 "여인들이 나를 행복하다고 할 것이니, 나는 행복하구나!"하면서, 그 이름을 아세르라 하였다.
 
밀을 거두어들일 때, 르우벤이 밖에 나갔다가 들에서 합환채를 발견하고, 자기 어머니 레아에게 갖다 드렸다. 라헬이 레아에게 "언니 아들이 가져온 합환채를 좀 나눠 줘요." 하자,
 
레아가 그에게 대답하였다. "내 남편을 가로챈 것으로는 모자라, 내 아들의 합환채까지 가로채려느냐? " 그러자 라헬이 말하였다. "좋아요. 언니 아들이 가져온 합환채를 주면, 그 대신 오늘 밤에는 그이가 언니와 함께 자게 해 주지요."
 
저녁에 야곱이 들에서 돌아오자, 레아가 나가 그를 맞으며 말하였다. "저에게 오셔야 해요. 내 아들의 합환채를 주고 당신을 빌렸어요." 그리하여 야곱은 그날 밤에 레아와 함께 잤다.
 
하느님께서 레아의 소원을 들어 주셔서. 그가 임신하여 야곱에게 다섯 번째 아들을 낳아 주었다.
 
레아는 "내가 남편에게 내 몸종을 준 값을 하느님께서 나에게 갚아 주셨구나." 하면서, 그 이름을 이사카르라 하였다.
 
레아가 다시 임신하여 야곱에게 여섯 번째 아들을 낳아 주었다.
 
레아는 "하느님께서 나에게 좋은 선물을 주셨구나. 내가 남편에게 아들을 여섯이나 낳아 주었으니, 이제는 나를 잘 대해 주겠지." 하고는 그 이름을 즈불룬이라 하였다.
 
레아는 또 얼마 뒤에 딸을 낳아 그 이름을 다나라 하였다.
 
그 뒤에 하느님께서 라헬을 기억하셨다. 하느님께서는 그의 청을 들어 주셔서 그의 태를 열어 주셨다.
 
그리하여 라헬은 임신하여 아들을 낳고,"하느님께서 나의 수치를 없애 주셨구나." 하고 말하였다.
 
그러고는 "주님께서 나에게 아들 하나를 더 보태 주셨으면! " 하면서, 그 이름을 요셉이라 하였다.
 
야곱과 라반
 
25  라헬이 요셉을 낳자 야곱이 라반에게 말하였다. "제 고장, 제 고향으로 가게 저를 보내 주십시오.
 
장인 어른의 일을 해 드리고 얻은 제 아내들과 자식들을 내주시어, 제가 돌아가게 해 주십시오.  제가 장인 어른의 일을 어떻게 해 드렸는지 어른께서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그러자 라반이 대답하였다. "나에게 호의를 베풀어 주게나. 내가 점을 쳐 보니, 주님께서 자네 때문에 나에게 복을 내리셨더군."
 
그가 다시 말을 이었다. "내가 자네에게 주어야 할 품삯을 정해 보게. 그대로 주겠네. "
 
야곱이 그에게 대답하였다. "제가 장인 어른의 일을 어떻게 해 드렸는지, 그리고 어른의 가축들이 제 밑에서 어떻게 되었는지 어른께서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제가 오기 전에는 장인 어른의 재산이 보잘것없었지만 , 지금은 크게 불어났습니다. 제 발길이 닿는 곳마다 주님께서는 장인 어른에게 복을 내리셨습니다. 이제는 저도 제 집안을 돌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라반이 "내가 자네에게 무엇을 주면 좋겠나?" 하고 묻자, 야곱이 대답하였다. "아무것도 안 주셔도 좋습니다. 다만 이것만 해 주신다면, 장인 어른의 양과 염소를 제가 다시 먹이며 돌보겠습니다.
 
오늘 제가 장인 어른의 양과 염소 사이를 두루 다니면서, 얼룩지고 점 박힌 모든 양들을 , 그리고 새끼 양들 가운데에서 검은 것들을 모두 가려내고 염소들 가운데에서도 점 박히고 얼룩진 것들을 가려내겠습니다. 이것들이 저의 품삯이 되게 해 주십시오.
 
제가 정직하다는 것은 뒷날 장인 어른이 저의 품삯을 확인하러 와 보시면 증명될 것입니다. 제가 차지한 염소들 가운데에서 얼룩지고 점 박히지 않은 것이나, 새까 양들 가운데에서 검지 않은 것이 있다면, 그것들은 제가 훔친 것이 될 것입니다."
 
라반은 "좋네. 자네 말대로 함세. "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나 라반은 바로 그날로 , 줄쳐지고 점 박힌 숫염소들을 가려내고, 얼룩지고 점박힌 암염소들과 흰 점이 있는 것들과 그리고 새끼 양들 가운데에서 검은 것들을 모두 가려내어 자기 아들들에게 맡겼다.
 
그러고서는 야곱이 자기의 남은 양과 염소를 치는 동안, 라반은 야곱을 자기에게서 사흘거리로 떼어 놓았다.
 
야곱은 은백양나무와 편도나무와 버즘나무의 싱싱한 가지들을 꺾고, 흰 줄무늬 껍질을 벗겨 내어 가지의 하얀 부분이 드러나게 하였다.
 
그런 다음 껍질을 벗긴 가지들을 물통에, 곧 양들과 염소들이 물을 먹으로 오는 물구유에 세워, 가축들이 그 가지들을 마주 보게 하였다. 그런데 양들과 염소들은 물을 먹으러 와서 짝짓기를 하였다.
 
양들과 염소들은 그 가지들 앞에서 짝짓기를 하여 줄쳐진 것, 얼룩진 것, 점 박힌 것들을 낳았다.
 
야곱은 어린 양들을 골라내어, 그 양들의 얼굴을 라반의 양 떼 가운데에서 줄쳐진 양들과 모든 검은 양들에게로 향하게 하였다. 그러나 자기의 가축 떼는 따로 떼어 놓아, 라반의 것과 섞이지 않게 하였다.
 
야곱은 튼튼한 양들과 염소들이 끼리끼리 짝 짓기 할 때마다 그 나뭇가지들을 잘 볼 수 있도록 물통에 세워 놓고, 그 가지 앞에서 짝짓기를 하게 하였다.
 
그러나 약한 양들과 염소들이 끼리끼리 짝짓기 할 때는 가지들을 세우지 않았다. 그래서 약한 것들은 라반 차지가 되고, 튼튼한 것들은 야곱 차지가 되었다.
 
이렇게 해서 야곱은 대단한 부자가 되어, 수많은 양과 염소뿐만 아니라 여종과 남족, 낙타와 나귀들을 거느리게 되었다.
 
야곱이 고향으로 달아나다
 
31
 
1  야곱은 라반의 아들들이 "야곱이 우리 아버지 것을 모조리 가로채고, 우리 아버지 것으로 그 모든 재산을 이루었다." 하고 말하는 것을 듣게 되었다.
 
야곱이 라반의 얼굴을 살펴보니, 자기를 대하는 태도가 예전 같지 않았다.
 
그때 주님께서 야곱에게 말씀하셨다."네 조상들의 땅으로 , 네 친족에게 돌아가거라. 내가 너와 함께 있겠다."
 
그래서 야곱은 라헬과 레아에게 사람을 보내어, 자기 가축 떼가 있는 들로 불러내고는,
 
그들에게 말하였다. "내가 당신네 아버지의 얼굴을 살펴보니 나를 대하는 것이 예전 같지 않소. 그러나 내 아버지의 하느님께서는 나와 함께 계셔 주셨소.
 
내가 힘을 다하여 당신네 아버지의 일을 해 준 것을 당신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오.
 
그런데도 당신네 아버지는 나를 속이면서 내 품값을 열 번이나 바꿔 쳤소 그렇지만 하느님께서는 나에게 해를 입히지 못하게 하셨소.
 
장인이 "얼룩진 것들이 자네 품삯이네. ' 하면, 양들과 염소들이 모두 얼룩진 새끼들만 낳고, '줄쳐진 것들이 자네 품삯이네.' 하면, 양들과 염소들이 모두 줄쳐진 새끼들만 낳았소.
 
하느님께서는 이처럼 당신네 아버지의 가축을 거두어 나에게 주셨소.
 
양들과 염소들이 끼리끼리 짝짓기 하는 시기에, 내가 꿈속에서 눈을 들어 보니, 암컷들과 교미하고 있는 수컷들이 줄쳐진 것, 얼룩진 것, 반점이 있는 것뿐이었소.
 
그 꿈속에서 하느님의 천사가 "야곱아!" 하고 부르시기에, 내가 "여기 있습니다. ' 하고 대답하였더니,
 
그분이 말씀하시기를 '눈을 들어 보아라. 암컷들과 교미하고 있는 수컷들이 모두 줄쳐진 것, 얼룩진 것, 반점이 있는 것뿐이다. 라반이 너에게 어떻게 하는지 내가 다 보았다.
 
나는 네가 기념 기둥에 기름을 붓고 나에게 서원을 한 베텔의 하느님이다. 이제 일어나서 이 땅을 떠나 네 본고장으로 돌아가거라. ' 하셨소."
 
그러자 라헬과 레아가 그에게 대답하였다. "아버지의 집에서 우리가 얻을 몫과 유산이 또 있기나 합니까?
 
우리는 아버지에게 이방인이나 마찬가지 아닙니까? 아버지는 우리를 팔아넘기시도. 우리에게 올 돈도 다 써 버리셨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아버지에게서 거두신 재물은 모두 우리와 우리 아들들의 것입니다. 그러니 이제 하느님께서 당신께 분부하신 대로 다 하십시오."
 
그리하여 야곱은 일어나 자식들과 아내들을 낙타에 나누어 태우고,
 
자기의 모든 가축과 그 동안 모은 재산, 곧 파딴 아람에서 모아 자기 소유가 된 가축을 몰고, 가나안 땅에 있는 아버지 이사악에게 돌아가기로 하였다.
 
라반이 마침 양털을 깎으러 간 틈을 타서, 라헬은 아버지 집안의 수호신들을 훔쳐 냈다.
 
야곱은 아람 사람 라반을 속여, 달아날 낌새를 보이지 않고 있다가,
 
자기의 모든 재산을 거두어 도망쳤다. 그는 길을 떠나 강을 건너 길앗 산악 지방으로 향하였다.
 
라반이 야곱을 쫓아가다
 
22  야곱이 달아났다는 소식이 사흘 만에 라반에게 전해졌다.
 
그는 친족을 이끌고 야곱의 뒤를 쫓아 이레 길을 달려가, 길앗 산악 지방에서 그를 따라잡게 되었다.
 
그날 밤 꿈에 하느님께서 아람 사람 라반에게 나타나 말씀하셨다. "좋은 말이든 나쁜 말이든 야곱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라반이 야곱에게 다다랐을 때, 야곱이 산악 지방에 천막을 쳤으므로, 라반도 자기 친족과 함께 길앗 산악 지방에 천막을 쳤다.
 
라반이 야곱에게 말하였다. "자네가 나를 속이고 내 딸들을 전쟁 포로처럼 끌고 가다니, 어찌 이럴 수가 있는가?
 
어째서 나를 속이고 몰래 달아났는가? 왜 나에게 알리지 않았나? 그랬다면 내가 손북과 비파로 노래 부르며 기쁘게 자네를 떠나 보내지 않았겠나?
왜 내 손자들과 딸들에게 입 맞추게 해 주지도 않았는가? 자네가 한 짓은 어리석기만 하네.
 
나는 자네들을 해칠 수도 있지만, 어젯밤 자네들 아버지의 하느님께서 나에게 '좋은 말이든 나쁜 말이든 야곱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하셨네.
 
그런데 자네는 아버지의 집이 그토록 그리워 떠났다고는 하지만, 내 신들은 어째서 훔쳤나?"
 
야곱이 라반에게 대답하였다. "장인 어른께서 제 아내들을 빼앗아 가지나 않을 까 하는 생각에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장인 어른께서 저희 가운데 누구에게서든 어른의 신들을 발견하신다면, 그자는 죽어 마땅합니다. 제 짐 속에 장인 어른의 것이 있는지, 저희 친족들이 보는 앞에서 찾아내어 가져가십시오."
 
야곱은 라헬이 그것들을 훔쳤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라반은 야곱의 천막과 레아의 천막, 그리고 두 여종의 천막에 들어가 보았지만 찾아내지 못하였다. 그는 레아의 천막에서 나와 라헬의 천막으로 들어갔다.
 
라헬은 그 수호신들을 가져다  낙타 안장 속에 넣고는 그 위에 앉아 있었다. 라반은 천막 안을 샅샅이 뒤졌으나 찾아내지 못하였다.
 
라헬이 자기 아버지에게 말하였다. "아버지께서는 노여워하지 마십시오. 저는 지금 몸이 있어  , 아버지 앞에서 일어설 수가 없답니다." 라반은 두루 찾아 보았지만 수호신들을 찾아내지 못하였다.
 
그러자 야곱이 하를 내며 라반에게 따졌다. "야곱이 라반에게 다그쳤다. '제가 무엇을 잘못했습니까? 제가 무슨 죄를 지었기에 , 이렇게 악차스레 쫓아오셨습니까?
 
제 물건을 샅샅이 뒤지셨는데, 장인 어른 집안의 기물 가운데 무엇이라도 찾아내셨습니까?' 여기 저의 친족과 장인 어른의 친족이 보는 앞에서 그것을 내 놓으시오. 그들이 우리 사이에 시비를 가리게 하십니다.
 
저는 이 이십 년을 장인 어른과 함께 지냈습니다. 그동안 장인 어른의 암양들과 암염소들은 유산한 일이 없고, 저는 어른의 양 때에서 숫양들을 잡아먹은 적이 없습니다.
 
들짐승에게 찢긴 것은 장인께 가져가지 않고 제가 물어냈습니다. 낮에 도둑을 맞든 밤에 도둑을 맞든 장인께서는 그것을 저에게 물리셨습니다.
 
낮에는 더위가, 밤에는 추위가 저를 괴롭혀, 눈도 제대로 붙이지 못했습니다.
 
이 이십 년을 저는 장인 어른 댁에서 지냈습니다. 그 가운데 십사 년은 어른의 두 딸을 얻으려고, 그리고 육 년은 어른의 가축을 얻으려고 일을 해 드렸습니다. 그런데 장인 어른께서는 저의 품값을 열 번이나 바꿔 치셨습니다.
 
제 아버지의 하느님 ,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두려우신 분께서 제 편이 되어 주지 않으셨다면, 장인 어른께서는 저를 틀림없이 빈손으로 보내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저의 고통과 제 손의 고생을 보시고, 어젯밤에 시비를 가려 주신 것입니다."


1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