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십리성당 게시판

오랫만에 올리는글!

인쇄

송낙응 [nag67] 쪽지 캡슐

2002-03-25 ㅣ No.2344

정말 오랫만에 글 을 올리는군요

성당 게시판이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이나 일정을 올릴수있는 곳이 됐으면 좋겠군요

또 꼭 자기글이 아니더라도 신앙생활에 도움이 되거나 일상 생활에 교훈이 되는 글이면

다른데서 퍼 오더라도 자주 글이 올라왔으면 좋겠어요

이글 역시 퍼온글...

 

’애수(哀愁)’

 

동무들과 학교가는 길엔

 

아직 맑은 개울물이 흐르고,

 

강가에서는 민물새우와

 

송사리떼가 검정 고무신으로

 

퍼올려 주기를 유혹하고,

 

 

생일 때나 되어야 도시락에 계란 하나

 

묻어서 몰래 숨어서 먹고,

 

소풍가던 날

 

사과 2개, 계락 3개, 사탕 1봉지 중

 

사탕 반봉지는 집에서 기다리는 동생들을 위해

 

꼭 남겨 와야 하는 걸 이미 알았던 시절.

 

 

누런 공책에 "바둑아 이라와 이리 오너라 나하고 놀자"를

 

침묻힌 몽당연필로 쓰다가....

 

외우던 국민교육헌장,

 

대통령은 당연히 박정희 혼자인 줄 알았으며,

 

무슨 이유든 나라일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은

 

빨갱이라고 배웠으며,

 

 

학교 골마루에서 고무공 하나로

 

30명이 뛰어놀던 그 시절에도

 

우리는 이름없는 세대였다.

 

 

선배세대들이 꼭 말아쥔 보따리에서

 

구걸하듯 모아서 겨우 일을 배우고,

 

혹시 꾸지람 한마디에 다른 회사로 갈까 말까 망설이고,

 

후배들에게 잘보이려고

 

공부하듯 억지로 신곡 배워서 부르고.....

 

선배들처럼 멋지게 살려고 발버둥치다가

 

어느 날 자리가 불안하여 돌아보니,

 

 

늙은 부모님은 모셔야 하고 아이들은 어리고,

 

다른 길은 잘 보이지 않고,

 

벌어 놓은 것은 한겨울 지내기도 빠듯하고,

 

은퇴하기에는 너무 젊고

 

도전하기에는 너무 늙어 있다.

 

 

주산의 마지막 세대, 컴맹의 제 1세대.

 

부모님에게 무조건 순종했던 마지막 세대이자,

 

아이들을 독재자로 모시는 첫 세대.

 

 

부모를 제대로 모시지 못하는 죄책감

 

아이들과 놀아 주지 못하는 미안함.

 

 

이 시대의 위태로운 다리 위에서

 

바둑돌의 사석이 되지 않기 위해 기를 쓰다가

 

붕어빵을 사들고 와서

 

아이들 앞에 내놓았다가 아무도 먹지 않을 때,

 

밤늦은 책상머리에서

 

혼자 우물거리다 캑캑거리는 나........

 

 

진정 우리는

 

이제 돌아갈 수 없는 아주 먼 곳으로

 

와 있는 것인가.

 

 

                                                             <작자 미상>

 

*인터넷에서 읽은 시가 방송을 탄 내용임.

*가슴이 짠~ 하지 않나요.

*이글을 읽고 공감 하시는 분은 나이가 어느정도 있으신분일껄요 아마도...



11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