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잘못된 자녀교육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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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경 [lsk55] 쪽지 캡슐

2002-08-27 ㅣ No.3844

 

이건 잘못된 자녀교육인지 나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의 일기장)

하늘이 몹시 화가 났나봅니다.

으르렁 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엄청 비를 뿌리고 있습니다.

지난밤부터 지금까지 말입니다.

오늘은 아침 일찍 출근을 하였습니다.

새벽녘에 학원에 가는 아들녀석을 승용차에 태워주려고 했건만,

싸나이가 이것쯤은 이겨야 한다고 극구사양하는 아들녀석을 보니깐 대견스럽드군요.

이어서 이제 개학을 맞아서 막 첫 학교로 가는 딸래미에게 승용차를 태워주겠다고 했더니 입이 함지박으로 변합디다.

여자아이와 남자아이의 차이점를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

남자는 남자답게, 여자는 여자답게 커야 할 것 같아서 지는 참 기분이 좋드라구요.

딸래미는 2학기에는 반드시 반장을 하고 싶답니다.

공부를 못하니깐, 반장이라도 해서 내신 점수를 좀 따고 싶다고 응석을 부리는 걸 보니

참으로 솔직한 성격을 지닌 딸래미가 그저 이쁘기만 했습니다.

아~! 고무풍선을 손에 들고 아장 아장 걷던 우리 딸래미가 이렇게 벌써 여고생이 되었다니...

"참 세월이 빠르구나!" 다시금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이어서 빗줄기가 거세짐에 따라서 다음 차례는 늘상처럼 우리 마누라지요.

이번에는 우리 마나님을 승용차로 근무처까지 출근 시키고 지금은 책상머리에 앉았습니다.

폭우때는 항상 일찍 출근하는 직무라서 졸지에 우리 마나님은 평소보다 1시간 30분이나 일찍 출근하는 신기록을 세운 날이기도 합니다.

어떻든 완전히 저는 우리집의 운전기사이지요.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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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토요일 밤의 기억이 새로웠습니다.

그날 "강타와 문희준의 콘서트"가 예술의 전당에서 개최되었는데...

밤 12시가 훨씬 넘은시각인데 "따르릉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딸래미의 전화였지요.

"아빠! 여기 사당동인데... 우리반의 친구들 5명과 차를 놓치어 애태우고 있어요."

"택시도 없어요. 지하철도 막차가 떠났구요."

"어떻게 해요?"라는 전화였습니다. 당연히 달려 와달라는 SOS 구조요청이였지요.

저는 토요일 오후 퇴근길에 쐬주를 1병 마신것도 잊고,

"가만히 있어라! 사당동 11번 출구에 기다려라~!"하곤 내리 달렸지요.

그날 엄청 가슴조였습니다. 음주단속에 걸리는 것도 미쳐 생각못하고...

생수 2병을 들이키며, 사당동으로 달렸습니다.(동작대교에서 늘 검문중이라...)

다행히도 검문은 무사히 통과하여 우리 딸래미와 친구 4명을 태워서 늦은밤 집집마다 1명씩 귀가시켰지요.

뒷좌석에서 들리는 "야~아! 니네 아빠 켑이다! 니~인 데따 좋겠다!"라는 딸래미 친구들의 귀를 간지럽게하는 작은 속삭임 소리가 결코 싫지는 않았습니다.

우리 딸래미는 한 수 더떠서 "야~! 오늘 우리 아빠가 차태워 주었으니깐, 2학기 반장은 날 꼭 찍어줘라~!"하면서 선거운동을 합디다.

으~와~ 못말릴 우리 딸래미입니다.

오늘은 비가 너무 많이 내려서 어쩔수 없이 딸래미를 학교까지 배웅했는데...

등교길에 딸래미 친구들을 동승 시켰지요.

오늘도 3표를 확보했답니다.

지가 지금 아빠 노릇 잘하고 있는 짓인지 모르겠군요.

..............................................

마누라 왈! "딸래미 교육을 그렇게 시키면 뭐가 되겠수~!"라는 핀잔을 엄청 받았습니다.

"애가 버릇 없는 것은 모두 내탓이라고 하믄서..."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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