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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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도
피천득 선생님의 글에 이런 대목이 있다. "무릎을 꿇고 고요히 앉아 있는 것도 기도이다."
"브루흐의 ’콜 니드라이’와 바다르제프스키의 ’소녀의 기도’는 음률로 된 기도이고, 엘 그레코의 ’산토 도밍고’나 밀레의 ’만종’은 색채로 이뤄진 기도이다."
나는 언젠가 저수지 방죽에서 소를 먹이고 있던 소녀가 천천히 흘러가고 있는 흰구름을 향해 팔을 흔들고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그것도 아름다운 기도라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아이들이 뛰노는 놀이터에서 돌멩이 하나를 치우는 것도 하느님께서 좋아하시는 기도라고 생각한다.
나는 또 길가의 꽃나무에 물을 주는 것도 기도라고 생각하고, 나비 한 마리를 살려주는 것도 기도라고 생각한다.
타고르의 시에 이런 구절이 있다. "나로 하여금 험악한 가운데서 보호해 달라고 기도하는 게 아니라 그 험악한 것들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기도하게 하소서. 나의 괴로움이 그치게 해달라고 빌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그것을 정복하도록 기도하게 하소서."
나는 내 기도의 마지막을 이렇게 맺으려 한다. ’...우리가 저 눈 처럼 순백한 당신의 자식임을 한시도 잊지 않게 하소서.’
(퍼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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