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성당 게시판

아~~~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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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주 [andamiros] 쪽지 캡슐

1999-10-16 ㅣ No.741

오늘은 완전히 겨울 날씨네요. 아침에 옷장을 열고 코트를 입을까 말까 고민했었어요. 차마 다른 이들의 시선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 후드 티를 입고 나왔는데 바람이 아주 차갑군요. 어제는 멕시코 현장에서 일하는 선배가 1년 3개월만에 휴가로 서울에 들어왔단 연락을 받았어요. 가기 전에도 얼굴 제대로 못 보고 해서 거의 2년만에 만나는 거라 만나면 무리하게 되는 걸 알면서도 정말 무리해서 나갔답니다. 아니나 다를까........ 어제 밤을 꼬박 새우고 오늘 새벽이 되어서야 기숙사에 들어갔네요. 오랜만에 만난 선배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그 선배도 세상 살이가 많이 힘든 것 같아서 그랬고...... 아직 세상에 발도 들이지 않은 나 또한 세파에 많이 찌든 걸 느껴 더 더욱 그랬고...... 그 선배와 함께 시작했던 모임에 대해서 선배만큼도 고민하지 않는 나 자신을 보면서 나의 이기심에 더 더 더욱 맘이 아팠어요. 내가 선배들에게 받은 많은 것들을 이제는 나의 사랑스런 후배들에게 돌려 주어야 할 때인 것 같아요. 자그마한 관심과 사랑...... 후배들에게 필요한 건 잘난 선배가 아니라 힘들 때 같이 있어주고 다독여 주는 선배인 데 말이죠. 오늘은 후배들에게 전화를 해 봐야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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