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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약한 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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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범 [ddong] 쪽지 캡슐

2001-04-13 ㅣ No.4552

 

 

 나약한 거만

 

 

자신했었습니다

단 한 조각의 마음조차

주지 않을 거만한 자신

 

너무도 굳건히 닫혀버린 철문을

그는 들어올리지 못 할거라고

그렇게 그를 무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내 거만에

미처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의 능력을

그의 끝을 모르는 한계를

 

문이 열린 후

온몸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거센 비바람을

휘몰아 쳐오는 폭우를

사정없이 들이 맞고 있습니다

 

작은 우산조차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우산으로는 감당해낼 수도 없습니다

심하게 상처를 입었습니다

그리고 내동댕이쳐졌습니다

일어설 기력조차 없습니다

눈을 뜨는 것 마저 힘이 듭니다

 

내 자만에 결국은 내가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아픈 마음 아픈 몸 의지할 곳을 마련해 두지 못했기에

이렇게 영원히 눈을 뜨지 않으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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