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동성당 게시판

[성서] 욥 3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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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호 [austin] 쪽지 캡슐

2001-06-05 ㅣ No.6307

 

엘리후의 충고

1   이렇듯이 욥이 자기의 무죄를 주장하자 세 친구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2   그런데 람족 출신인 부스 사람 바라켈의 아들 엘리후가 욥을 대단히 못마땅하게 생각하였다. 하느님보다도 옳은 체하는 것이 괘씸하기 그지없었다.

 

3   그는 욥의 세 친구에게도 솟아 오르는 의분을 참을 수 없었다. 그에게 답변다운 답변을 하지 못함으로써 결국 잘못이 하느님에게 있는 것이 되어 버렸으므로 못마땅하였던 것이다.

 

4   그러나 그들이 자기보다 나이가 많았기 때문에 그들이 욥과 말을 주고 받는 동안 참고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5   엘리후는 세 친구가 답변다운 답변을 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의분을 느꼈다.

 

6   그리하여 부스 사람 바라켈의 아들 엘리후는 말하기 시작하였다.

    어르신네들에 비하면

    저는 한낱 풋나기입니다.

    제가 무엇을 안다고 아뢰랴 싶어

    황송하여 망설였습니다.

 

7   나이가 지긋이 들어야 할 말이 있고

    연치가 들어야 지혜를 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8   그런데 알고 보니 슬기란 사람 속에 있는 얼이요,

    전능하신 분의 입김에서 풍겨 오는 것이더군요.

 

9   나이가 많다고 지혜로와지는 것도 아니고

    연로했다고 바른 판단을 내리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10  그러니 제 말을 들어 보십시오.

    저도 소견을 펴 보이겠습니다.

 

11  그렇습니다.

    저는 어르신네들이 말씀하시는 동안 기다렸습니다.

    그럴듯한 말을 골라서 토로하시는

    그 슬기로운 의견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12  어르신네들의 소견을 귀담아 들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욥을 논박하지 못하시고

    그의 말을 꺾지 못하시더군요.

 

13 "이제야 우리도 지혜를 깨쳤다.

    그를 쓸어 가는 일은 사람이 할 일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하실 일이다."

    이렇게 말씀하지 마십시오.

 

14  욥이 아직 저에게 말을 걸어 온 것은 아닙니다마는

    저는 그런 식으로 논박하지는 않겠습니다.

 

15  아, 저렇게도 어리둥절 말문이 막히다니,

    아주 유구무언이시군.

 

16  저렇게도 어안이 벙벙하여 말을 못하고 서 있는데

    어찌 더 이상 기다리고 있으랴!

 

17  나도 이제 할 말을 해야지.

    나의 소신을 피력해야지.

 

18  내 입은 말로 차 있어 터질 듯하고

    뱃속에선 태풍이 이는 것 같구나.

 

19  가슴 속에 술이 부글부글 끓는 것일까?

    새 술부대가 금방 터지기라도 할 듯하구나.

 

20  속이 후련하게 말해 버려야지.

    입을 열어 속을 털어 놓아야지.

 

21  누구의 편이나 들고

    누구에게 아첨이나 할 것인가?

 

22  나는 애당초 아첨 같은 것과는 인연이 멀다.

    그랬다가는 나를 만드신 분이 나의 말문을 막으시리라.

 

 

* 엘리후는 자신의 생각만이 옳다는 아집으로 욥에게 충고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종종 객관적인 기준도 없이 이웃이 잘못되었다고 판단하며 단죄하는 엘리후의 모습은 바로 우리 자신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이웃의 명백한 잘못을 못본체 하는 것도 잘못이지만 섯부른 판단으로 이웃을 함부로 단죄하는 것도 잘못이기에 이웃의 잘못 앞에서 먼저 그를 위해 기도해 주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옳고 그름을 판단하시는 분은 바로 하느님이시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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