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을 사랑하는 이들의 작은터

[순수]가장 아름다운 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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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순 [soonsu1] 쪽지 캡슐

1999-11-04 ㅣ No.3094

사람은 태어날 때 주먹을 쥐고 나오지만, 세상을 떠날 때엔 두 손을 펴고 갑니다.

펴보면 빈 손. 움켜쥐고 왔다가 펴서 가슴에 가지런히 올려놓고 갈 수 있다면 복된 한평생이라고 말합니다.

다 나누었다면 활짝 펼 수 있습니다. 결국 손은 나눔(share)의 도구이자 상징입니다.

유아기엔 쥘 수 있는 것만 나누어 가질 줄 압니다. 그러나 좀 자라면 기쁨도 나눌 수 있다고 생각을 고치게 됩니다. 기쁨을 나누면 즐거워진다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소년기엔 즐거움을 맛보는 기회를 늘이기 위해서 기쁨을 즐겨 나누곤 합니다. 이 과정이 성장 1단계인 것입니다.

다음 단계에서 슬픔도 나눔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나의 슬픔이 아닌 남의 슬픔의 의미까지 알기 시작합니다. 가족의 슬픔을 통해 이웃의 슬픔까지 확대합니다. 함께 해야 할 슬픔의 범주를 넓히면서 자기 자신을 키웁니다. 이 과정이 성장 2단계에 들어서는 청소년기입니다.

세 번째 단계에 이르면 아픔을 나눠야 한다는 당위에 눈을 뜨게 됩니다. 사색적이고 철학적인 만남과 만나게 됩니다. 정의라는 것을 생각하게 되고, 복지라는 것을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사회 의식을 사고의 기준으로 삼게 되고 삶의 질을 따지면서 사회정의를 추구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이런 사고에 걸림돌이 되는 것을 굴러내리려 땀을 흘리게 되고 이 땀방울을 닦으면서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이렇게 자기 자신을 사회 속에서 다시 발견하는 것은 성장3단계에 드어서는 청년기에 나타납니다.

사람은 과자 한 쪽을 나눠 먹는 것에서 시작하여 기쁨, 슬픔, 아픔에 이르도록 나눔을 실천하면서 한 생애를 살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을 완성했을 때엔 편안한 마음으로 두 손을 펴 가슴 위에 가지러히 올려놓고 두 눈을 감습니다.

이렇게 나눔을 말없이 실천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입으로 실천을 떠벌이기만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 그 뒷모습만 보여 주나 후자의 경우 앞모습을 돋보이게 보여 줍니다. 단상에 올라서기도 좋아합니다.

기도의 모습은 무릎 꿇고 두 손 모아 그 위에 떨군 얼굴을 받히고 있는 그런 모습이 아닙니다. 나눔의 모습이 기도의 모습입니다. 영상 매체는 그들의 손이나 입이 아닌 다른 것을 보여 줘야 할 것입니다.

세상에 마음만큼 아름다운 보석은 없습니다.

그것은 나누어야 할 보석입니다.

                                                                      유경환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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