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납동성당 게시판

사랑이란 작은 것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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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연주 [starD] 쪽지 캡슐

1999-11-30 ㅣ No.190

우선 임석범님, 넘 반갑군요.^^

그리고 고덕동 본당의 정재현님도 반갑습니다.

두분모두 본명이 안드레아라고 알고 있는데,오늘 혹시 축일이 아니신지요!!!

그렇다면 정말 정말 츄카, 츄카 드려요.

성 안드레아 사도 처럼 두분도 주님의 부르심에 용기 있게 답하는 형제가 되길...

 

인사가 넘 길었나요?? :>

 

저는 한달에 2번 어떤 재활원에 봉사를 나가고 있습니다.

가끔 빠지기도 하지만 나름대로는 열심히 청소를 하고오죠.

집에서는 한번도 하지 않는 화장실 청소 부터 시작해서 복도와 세면실등을 ’좋은 사람들?’과 함께 깨끗하게 만든답니다.

저번 일요일에도 갔었어요.

새삼스레 왜 이 이야기를 꺼내는지 궁금하시죠?

 

바로 제가 처음 이 재활원에 봉사를 나갔던 날이였어요.

그땐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하나도 몰라서 어리벙벙 했었죠.

한 언니와 함께 화장실 청소를 하게된 저는 열심히 그 언니만을 따라 했어요.

바가지에 세제를 풀어서 벽과 변기를 수세미로 닦고, 바닥도 쓸고 닦고, 변기를 닦고 소독하고...

정신 없이 하다가 이제 마지막이다라는 기분으로 뿌듯하게 호수로 물을 쫙~ 시원하게 행궜죠!!

난 당연히 다 했다하면서 마무리를 하려는데, 그 언니가 갑지가 마른 걸레를 빨아서 꼭꼭 짜더니, 변기를 다시한번 더 닦는 것이었어요.

 

물로 다 행구어 놓고 왜 또 닦는 걸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저에게 언니는 청소를 막 끝낸 화장실에 들어갔을때 물기때문에 기분이 너무 찝찝했다면서 변기의 물기를 말끔히 닦는 것이었어요.

그런 언니의 세심한 배려에 재활원생들이 기분 좋게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넘넘 부족한 제자신이 부끄러웠어요. 생각하기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는데 왜 난 그런 맘을 가지지 못했을까요??

아마 사랑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었는지...

주님께서 우리 모두를 사랑하시고 아낌없이 세심하게 배려해 주시는 마음을 그대로 본받아 다른 형제 자매를 사랑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그 정도 쯤이야 못하겠어요!!

 

그래서 저도 요즘 재활원에 가면 꼭 맨 마지막에 변기의 물기를 말끔히 닦는 답니다.

내가 닦은 그 곳에서 편히 볼일을 볼 수 있도록... :>

 

이런 생각을 글로 써보면서 감히 사랑이란 것에 대해 한가지 정의를 내려보고 싶어요.

사랑이란 작은 것에도 배려를 아끼지 않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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