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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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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maryfrances] 쪽지 캡슐

2001-02-07 ㅣ No.1839

 

연필이 없다면 난

손가락으로

모래위에 시를 쓰리라

 

내게서 손가락이 사라진다면

입술로

바람에게  시를 쓰리라

 

입술마저 내게서 가버린다면 난

내 혼으로

허공에다 시를 쓰리라

 

내 혼이 어느날 떠나간다면

아, 그런일은 없으리라

난 아직 살아 있으니까

 

저녁의 꽃들에게    ’ 류시화’

 

우리모두 잊혀진 얼굴들 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남이 되기 싫은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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