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동성당 게시판

중고등부 작은 공동체 캠프를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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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영 [credo] 쪽지 캡슐

2005-08-08 ㅣ No.5682

 

 

 

 

 

 

2005.8.2-5. 3박 4일!

하느님의 은총을 깊이깊이 체험한 시간.
날씨로나 시설로나 참으로 열악한(?) 상황이었지만,
그 모든 것을 기쁘게 받아들이고 모든 프로그램에 열심히 임했던 우리 작은 공동체 아이들에게 너무나 고마운 마음입니다.


밖에는 호우 특보 발령이라는데 TT
주루룩 주루룩!!
비 내리는 캠프장 강당 바닥은 미끌미끌 축축하고 습하고 땀나고--;;
운동장에 열심히 쳐 놓은 천막은 물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축~ 늘어져 있고
혹시나 장비에 물이 들어갈까 교사들은 이리 저리 발을 동동 구르며 물골을 파고 비닐을 씌우고...

어떤 아이가 넋두리를 합니다.
"신부님, 왜 이렇게 열악해요!?"

아이들 얼굴 빛이 짜증으로 점점 물들어 가지나 않을까 염려가 되어 캠프 시작에 앞서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얘들아, 낡고 불편한 시설로 지금은 좀 짜증이 날지도 모르지만, 우리가 여기 오기 전부터 하느님이 우리를 위해 보물을 숨겨 놓으셨단걸 잊지말자. 3박 4일 여정동안 우리는 보물 찾기에 초대된 거야. 불편하고 고통스럽고 짜증스러운 상황을 나쁜 거라고 생각지 말자. 오히려 그 속에서 하느님의 선물을 찾는 사람이 진짜 멋진 사람이잖니."

아이들은 정말이지 저의 말을 귀담아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생활하고자 엄청 노력을 했답니다.
힘들지만 매사에 기쁘게, 그러면서도 기도할 때는 성인처럼, 놀 때는 연예인이 되었습니다.

주변 상황은 하나도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비가 오든 볕이 쨍쨍찌든,

중요한 것은 우리가 지금 여기에 함께 있다는 것이고, 이 자리를 하느님이 마련해 주셨다는 것 뿐이었습니다.



파견 미사를 마무리 하며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얘들아, 엄마에게 있어서 자식이 자랑스러울 때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때이겠지?

마찬가지로 자기 애인을 자랑하고 싶어하는 사람 또한 정말 행복한 연예를 하는 사람일꺼야.

그런데 신부님은 너희들이 너무나 자랑스러워 죽겠다. 어딜 가든지 주일학교 이야기만 나오면 신부님은 어깨가 쫙~ 펴지고 기운이 펄펄난다. 너희 덕분에 신부님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야. 사랑한다."

교사들 아이들 모두 모두 최선을 다 했습니다.

물론 준비도 부족했고, 캠프 중에 뜻하지 않은 상황들을 접하면서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여정 안에 하느님께서는 우리들의 빵 다섯개 물고기 두 마리의 정성을 보시고 풍성한 결실을 맺게 해 주셨습니다. 

 

뜨거운 여름 보다 더 뜨거웠던 열정으로 중계동 작은 공동체를 사랑해 주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이렇게 행복한 여정을 걷게 하신 하느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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