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박하사탕...더러움이 씻겨나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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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필 [sunfeel] 쪽지 캡슐

2000-01-12 ㅣ No.1536

일군의 무리와 영화를 봤다...

초록물고기에서 변소 문간에 손가락을 찍는 한석규의 모습에 경악했었고,

문성근이 똥개 운운받으며 명계남에게 주먹질을 당하는 모습에 측은했었고,

형에게 전화를 하는 한석규의 모습에 가슴이 찢어지는듯 하더니,

차 앞유리에 미끌어져 내리는 한석규의 모습에 하늘을 봐야했고,

심혜진이 차안에서 울음을 삼킬때 나도 같이 울고 말았다.

 

그러고서 몇년만인지 모르겠다...영화를 볼때 특별히 감독을

기억하고 보진 않으니까...그 수많은 영화의 감독을 어떻게 다 기억한담...

근데 앞으로는 스텝이나 감독 이름도 외우고 배우이름도 외우구

감독도 꼭 가려가면서 영화를 봐야한다는 의무감을 심어주는군.

이창동 미워....사람 이름외우는게 얼마나 어려운데....

 

때론 사전지식이 영화의 중요한 장면을 놓치지않게 해주고

덜 피곤(?)하게 감상할수 있는 도구가 되어주기도 한다.

안보신분들을 위해 정말 중요한 장면은 얘기안한다..무조건 봐라...

특히 고3은 꼭 봐라...순수,정의,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랑...

말이 필요없다...봐라....

 

수현이가 대충얘기했으니 난 몇마디만 첨부하겠다.

내 생각에(전적으로) 간단한 사전지식으로 알아두면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만...

 

기차가 터널을 빠녀나온다...영화의 시작이다.

하지만 영화를 쭉 보다보면 알겠지만 그것은 터널에서 나오는 기차가 아니다.

암흑으로 들어가버린 세상과 멀어진 영오의 삶을 되돌리고 있는것이겠지.

영오는 첫사랑의 감당할수 없는 무게가 그의 모든 삶의 무게로 이어지는 삶을 산다..

왜냐고? 영화를 보면 안다...

야유회, 그다음이 뭐더라...아뭏든 삶은 아름답다, 고백, 면회, 소풍...

뭐가 많이 빠진것 같은데...

근데 아뭏든 거의 모든 상황에서 박하사탕이 등장한거 같다....

단지 "입냄새"때문이 아닌 마음의 냄새를 벗기기 위한 박하사탕으로....

 

"수레바퀴아래서"라는 소설이 갑자기 생각이 났다....

삶의 무게를 나타내는 말이기도 하지만 왠지 과거로의 시간여행이

결국 삶의 종착역과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된..마치 윤회하는 듯한...

그토록 사랑하던 순임을 떠나보내고 "착한 손"을 스스로 버려버리고

자전거를 타는, 같은자리를 빙글빙글 돌기만 하는.. 그것은 또다른 수레바퀴가 아닐까

아니면 젊은시절 소풍날에 그가 철교를 바라보며 눈물짓던 이유가 아닐까.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영화때문에....

울음참느라 혼났다..다행히(?) 옆에서 펑펑울어주는 고마운 이가 있어서

눈물을 감출수가 있어지...^^ 아마 그옆엔 그런 사람들이 많았을거야..

따라서 일찍 예매해서 봐. 저녁늦게 보면 나나 수현이 처럼 되니까..

아~ 정말 뭐라 말을 못하겠다. 이렇게까지 밖에 영화를 말할수 없는 내 자신이

참 답답하다. 사회적, 문화적, 철학적 고견이 필요한건 아니지만.....

그래 일단 보시길...말로 할 수 없는 무엇인가를 느껴 보시길...

영화평점..  별 다섯개..(근데 왜 별은 다섯개 밖에 없는거야..)

근데 수현아 주인공이름이 영호냐?  영오아니었어?

첫사랑 이름은 수님이냐? 순임이 아니었니? 사오정의 비애군....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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