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동성당 게시판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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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근 [psken] 쪽지 캡슐

2002-03-05 ㅣ No.8117

 

 

나를 절망의 바닥 끝까지 떨어지게 하소서.

 

 

잊고 살아온 작은 행복을 비로소 볼 수 있게.

 

 

겁에 질린 얼굴과 떨리는 목소리라 해도.

 

 

아니건 아니라고 말하는 그런 입술을 주시고.

 

 

내 눈물이 마르면 더 큰 고난 닥쳐와 울부짖게 하시고

 

 

잠못 이루도록 하시며

 

 

내가 죽는 날까지 내가 노력한 것 그 이상은

 

 

그저 운으로 얻지 않게 뿌리치게 도와주시기를...

 

 

거친 비바람에도 모진 파도 속에도

 

 

흔들림 없이 나를 커다란 날개를 주시어 멀리 날게 하소서

 

 

내가 날수 있는 그 끝까지.

 

 

하지만 내 등 뒤편에서 쓰러진 친구 부르면

 

 

아무 망설임 없이 이제껏 달려온 그 길을 뒤돌아 달려가 안아줄

 

 

그런 넓은 가슴을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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