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성당 게시판

제 뜻이 아니기에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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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웅열 [ryuwy] 쪽지 캡슐

2003-06-30 ㅣ No.1560

제 뜻이 아니기에. . .

 

태어난 것이 제 뜻이 아니듯이

살아가는 것 역시 제 뜻만은 아니외다.

 

그러기에 죽은 자의 탄식 같은

막막한 어둠 속에서도

당신의 뜨거운 손길

늘 가늠해 주심을 감사합니다.

 

살아 있음이 제 뜻이 아니듯이

되돌아 갈 죽음 역시 그러하외다.

 

그러기에 마지막 연민 같은

생에 대한 애착 역시

焦土에 落照같은

허무의 삭임 질인데도

 

아픈 根으로 뻗고 있는

이 세 욕의 허기를 안고

 

하루에도 수 십 번

하루에도 수 십 번

 

당신을 배반하는 내가 두렵습니다.

 

                - 눈뜨는 영혼의 새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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