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동(구 미아3동)성당 게시판

[조용히 눈을 감고 기도하는 승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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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영 [yuli76] 쪽지 캡슐

2002-01-16 ㅣ No.7675

전날 회사에서 야근을 하고 새벽에 집에 들어가는 길이었습니다. 피곤해서인지 아침부터 졸리고 짜증이 났습니다. 저는 출근길 지하철 의자에 앉자마자 졸음에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자리에 꾸벅꾸벅 조는 채로 세 정거장 정도가 지났을까요? 제 잠을 단숨에 빼앗아 간 어느 아저씨의 큰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여러분, 잠깐만 제 말을 들어 주십시오! 제겐 네 살짜리 딸아이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는 지금 대학병원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습니다."

 

그 남자가 거기까지 말하자 승객들은 ’거짓말하는 사람이로군, 얼마나 돈이 아쉬웠으면 딸까지 팔며 저럴까?’하는 표정이었습니다. 저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고, 더 이상 들을 필요가 없겠다고 생각하자마자 고개를 숙여 다시 잠을 청했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승객들도 무관심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 아저씨의 말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저는 이전에 어느 책에선가 많은 사람이 함께 간절히 기도해 주면 불가능한 일도 이루어진다는 구절을 읽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딸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부탁하고 다니는 중입니다. 지하철에 타고 계신 여러분들도 부디 제 딸이 살아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 딸의 이름은 송희입니다."

 

그러더니 그는 정중하게 고개 숙여 인사를 한 뒤 다음 칸으로 건너갔습니다.

 

그때 저는 보았습니다. 하나 둘 조용히 눈을 감고 기도하는 승객들을....

 

 

작가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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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위해 기도해준다는 것 참 좋은 일이기도 하지만 당사자에겐 더 큰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에 어려움을 당하고 소외받는 이들을 위해 우리가 기도하는 것도 이런 의미에서가 아닐까 싶네요...

 

막달레나 자매님의 도배(?)가 썰렁한 게시판을 메워주고 있는 것 같아 좋습니다. 언제 이곳에 와도 읽을 거리들이 가득하니까요.. 고맙네요..^^

 

오늘 아침.... 장장 30여분의 대수술(?)을 거쳐 사랑니를 뽑았습니다. 아랫니라 많이 힘들다고 하는데... 정말 힘드네요.. 말조차 하기 힘듭니다. 오늘 먹은거라곤 쥬스 한 잔과 커피 한 잔.. 아파서 먹을 정신도 없긴 하지만요.. --;; 사랑니가 밉긴 하지만... 사랑니를 뽑으면서 이의 소중함을 느꼈다고 할까요?

 

암튼...

오늘도 기쁜 하루로 마무리 하시길 바랍니다...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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