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동성당 게시판
5월의 시 나무이신 예수님께 ---이해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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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이신 예수님께 이해인
나무이신 예수님 당신을 닮기 위해 당신곁에 섰습니다.
사계절 내내 함께한 그 세월을 아직은 기쁨만으로 소리쳐 노래할 수 없기에 변함없는 하늘빛 고요를 제 마음에 담습니다.
가장 사랑하는 이들로부터 배반당하는 슬픔 피 흘리는 고통이 두려운 저는 당신 앞에 늘 송구할 뿐입니다.
십자가의 침묵을 알아듣게 해주십시오 사무치는 그리움으로 날마다 새롭게 부활의 새벽을 맞게 해주십시오
당신처럼 사랑이 깊지 못해 죽을 준비가 덜 된 저는 아직도 환히 웃을 수가 없지만
그래도 분명한 것은 제가 오직 당신을 닮으려고 잠들지 못하는 나무로 오래오래 서 있다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