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동성당 게시판

§상처와 용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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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5-28 ㅣ No.3637

상처와 용서

 

 

세상에서 제일 하기 어려운 것 두 가지를 들라면,

 

그것은 죄를 안 짓는 것과 내게 상처준 사람을

 

용서하는 일일 것이다.

 

인간은 흙으로 빚어졌기에 쉽사리 부서지는 존재이다.

 

인간이 아닌 다른 피조물들은 자연 그대로 살다가

 

아무 원한도 남기지 않고 사라지는데 인간만은 그렇지 못하다.

 

용서할 수 없는 상처를 가슴에 안고 살다가 그 한을 그대로 안고 죽어간다.

 

이런 얘기가 있다.

 

어느 도시에 경쟁관계에 있던 장사꾼 두 사람이 있었다.

 

두 사람의 가게는 서로 마주보고 있었다.

 

이들은 아침에 눈 뜨고 일어나 밤에 잠들때까지 어떻게 하면 상대방을 망하게

 

할까  하는 데만 신경을 썼다.

 

보다 못한 하느님께서 어느 날 천사를 한쪽 상인에게 보내셨다. 두 사람을

 

화해시키려고 천사는 이런 제안을 하였다.

 

"하느님께서 그대에게 큰 선물을 내릴 것이오.

 

그대가 재물을 원하면 재물을, 장수를 원하면 장수를,

 

자녀를 원하면 자녀를 줄 것이오. 단 조건이 하나 있소."

 

천사는 잠시 말을 멈춘 다음 말을 계속 했다.

 

"그대가 무엇을 원하든 그대 경쟁자는 두 배를 얻게 될 것이오. 그대가 금화

 

10개를 원하면 그는 금화 20개를 얻게 될 것이오."라고 말하였다.

 

천사가 미소를 지으면서 "이제는 화해하시오.

 

하느님은 이런 방법으로 그대에게 교훈을 주려는 것이오."

 

하고 말하였다.

 

천사의 말을 들은 상인은 한참 생각하더니 "제가 무엇을 바라든지 다 그렇게

 

이뤄진다는 말씀이지요?"하고 물었다.

 

천사가 그렇다고 하자 상인은 크게 숨을 쉬고는 결심한 듯이 말하였다.

 

 

"그럼 제 한 쪽 눈을 멀게 해 주십시오"

 

 

용서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사소한 잘못을 저지른 사람을 용서하려 해도

 

"나"를 버리기 전에는 힘든데, 하물며 내게 끊임없이 상처를 주는 사람, 나를

 

미워하고 괴롭히는 사람, 나에게 원수가 된 사람을

 

용서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용서 못한다는 것은 마음이 오그라졌다는 것이다.

 

용서 못한다는 것은 마음이 옹졸해졌다는 것이다.

 

마음이 옹졸해졌다는 것은 옹졸해 지고 싶어서

 

옹졸해 진 것이 아니라 상처를 받으면서 오그라진 탓이다.

 

우리가 용서 하기 어려운 사람 중

 

대다수는 한때 얼마나 우리와 다정한 사이였던가!

 

상처는 친밀감을 먹고 산다고 한때 다정했던 사람, 신뢰했던 사람이 상처를

 

주었기에 이제는 바늘조차 꽂을 수 없을 만큼 마음이 오그라든 것이다.

 

오늘날은 전문가가 존중받는 시대이다.

 

하느님의 전문은 용서이다.

 

우리가 용서의 전문가인 하느님을 존중하고

 

그분의 용서를 받으면서 살아가기 위하여는

 

우리에게 잘못한 이들을 용서할 수 있어야만 한다.

 

’평화의 기도’를 하신 프란치스코 성인처럼

 

용서의 도구가 되어 살아가야 한다.

 

주여 나를 평화의 도구로 써주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의혹이 있는 곳에 신앙을

 

그릇됨이 있는 곳에 진리를

 

................

 

<송봉모 신부님의 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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