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산성당 게시판
십자나무, 수평선 그리고 바닷물의 빗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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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들 하신지요? 시간을 잠시 내어 겜방에 왔다가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이따가 정팅이 있죠? 별일이 없으면 저도 참여를 할테니 많이들 오시길... 우리본당 사람들(특히 청년분들)이라면 거의다 연초에 달력을 성당에서 받았을 겁니다. 그런데 그 달력들 중에서 아마 거의 대부분이 탁상용 달력이라 벽걸이용 큰 달력에 있는 멋진 그림과 시를 못 보신 분들이 많을거라는 생각에 이렇게 그 달력에 있는 시들을 올리려고 합니다. 한달에 하나씩 올려드릴께요. 한장에 하나씩 시가 있기에 그렇습니다. 이번달에만 1,2월에 올리지 않았기에 세 편의 시를 올리지요. 모두 예수회에 계시는 류해욱신부님의 시이므로 처음시에만 지은이를 쓰겠습니다. 앞으로 제가 올리는 시들중에 지은이가 안 쓰인것은 따로 설명이 없는한 이 류해욱신부님의 것이라 생각하셔도 좋을 듯하군요. 그럼 첫번째 시인 십자나무부터 올리도록 하죠.
십자나무
류해욱(예수회)
그분의 죽음 앞에 태양마져 빛을 잃었다.
사형틀이던 십자나무가 우리 삶의 지표가 된 신비 앞에 조용히 고개 숙이고 손을 모으게 된다.
어찌 우리 인생에 화창한 날들만 있으랴.
십자나무는 우리에게 들려준다. 지금 삶이 고통과 상실로 회색 빛이라 하더라도 저 산너머 희망이 우리를 부르고 있노라고.
수평선
바다 저 끝 수평선 하늘에 맞닿아 있네
수평선 바라보며 내마음도 하늘 맞닿은 곳 저 멀리 달려가네.
우리는 늘 저 멀리에서 그분을 찾으려고 합니다. 실상 곁에 계심에도 아니 바로 우리 안에 머물고 계신데도 우리의 시선은 저 바다 너머 수평선을 향합니다. 우리 마음 안에 머무시는 그분을 만날 수 없다면 배를 저어 바다 저 끝 수평선에 이른다 해도 결코 그분을 만날 수 없습니다.
바닷물의 빗장
야훼께서 욥에게 폭풍속에서 말씀하셨다. "바다가 넘지 못하도록 금 그어 놓고 문에 빗장을 내려놓은 것은 바로 나였다. 그리고 나는 명령을 내렸다. 여기까지 와도 좋지만 그 이상은 넘어오지 말아라."
욥이 야훼께 대답하였다. "알았습니다. 부질없는 말로 당신의 뜻을 가리운 자 그것은 바로 저 였습니다. 이 머리로는 헤아릴 수 없는 신비한 일들을 영문도 모르고 지껄였습니다."
어떠십니까? 시가 괜찮다면 앞으로도 한달에 한번씩 계속 올리도록 하지요. 그럼 오늘은 미만 안녕히... 이따가 정팅에서 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