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십리성당 게시판

찐득 찐득 진이 묻어나는 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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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하 [domini0727] 쪽지 캡슐

2003-08-26 ㅣ No.2797

제 가까운 사람 중에 냉담을 하는 이가 있어 활동대상으로 삼고자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는 한때 매우 열심한 신자였고 레지오며 사목회원까지 저보다 영세도 훨씬 늦고 봉사조건도 훨씬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열심히 봉사하고 피정을 가고... 그래서 저는 신앙이 오래되고 안되고는 문제가 아니야. 하느님께서 쓰실 재목은 원래 따로 정해져있나봐 하며 그 사람을 매우 존경했고 부러워 했습니다.

헌데 그 친구가 어느날 갑짜기 "앞으론 성당에 절대 안 나간다."하면서 냉담을 해 버린겁니다. 사연을 들어보니 너무나 인간적인 것이더라구요.

여기서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신자들에게서 실망하고 성직자에게 마저 실망을 했다는 겁니다.

"이 사람아. 사람보고 교회를 다니는 거 아니고 신부님이나 수녀님 보고 다니는게 아니니까 그저 하느님 보고 열심히 다니면 돼. 정녕 당신동네 성당사람이 싫으면 다른 본당에 가면 될거 아닌가?" 하며 그를 계속하여 달래고는 있습니다만 2년이 지났건만 그는 다시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가끔 불이 붙듯이 활활 타는 신자를 볼 때 저 사람도 혹시 그 친구처럼 어느날 갑자기 냉담하지 않을까? 하는 외람된 생각이 날 때가 있습니다.

마치 짚불이 타듯이 호르륵 타버리는 신자. 주위에 그런 신자가 있으면 이제는 곁에서 제동을 걸어주고 싶을 때가 있어요. 하지만 제게 그럴 권한까지는 없으니까 가끔 이런 충고는 합니다.

"어떤 신부님의 강론 중에 쇠막대기에 먼지가 앉듯이 잠깐 앉았다가 바람이 불면 휙 날라가 버리는 그런 먼지같은 신자가 있는가 하면 떼가 끼여 녹이되고 손톱으로 긁으면 찐득찐득 떼가 묻어나는 그런 신자들도 있다 하더라. 자네도 찐득찐득 묻어나는 진국 신자가 되게. 나도 가능한한 그래볼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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