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기동성당 게시판

-묵상1- 로마노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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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준 [romanus] 쪽지 캡슐

1998-12-03 ㅣ No.161

어제는 잠시 낭만적으로 '서른 살이 됨'을 썼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잠시 낭만에 젖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그런데 어제는 서른살이 됨을 묵상하다 대림의 의미를 다시

느끼게 되었지요.

대림은 일차적으로 이 세상에 오실 아기 예수님을 기다리는

시기입니다. 그리고 이차적으로 세상 종말에 다시오실 예수님을

기다림을 의미하기도 합니다.그런데 여기서 전 다시 '제3의 의미'를

생각해보자고 제안합니다.어느 분인지는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

만 '제3의 의미'로서 성령의 오심을 얘기하신 분이 있습니다.

우리의 생활 안에서 매일 성령의 오심을 청하며 그 신비 안에서

하느님의 생명 안에서 꾸려나가는 삶을 생각하며 저는 종말을 준비하는

삶의 자세를 생각하게 됩니다.

성령의 열매 중 처음에 나오는 것은 "사랑"입니다. 성령의 오심을 청하고

그 분의 인도하심 안에서 산다는 것은 분명 사랑하며 살겠다는 삶의 자세

이어야 할 것입니다.

근래 제 주변의 사람들- 군대를 가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는 우리 2학년

본반 친구들-을 볼 때 종말을 준비하는 '깨어 있음'과 '사랑의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그들에게 아마 지금의 시간은 소중할 것입니다. 신학교를 떠나는 그들

에게 신학교에서 남은 하루하루는 소중하겠죠. 얼마 안있으면 헤어져야

할 사람들에 대한 애틋한 감정은 남다르리라 생각됩니다.군대 갔다온

분들은 다 느꼈던 감정이라 생각됩니다. 어쨌든 그들에게 지금 가장

큰 감정은 아마도 '사랑'일 것입니다. 자신의 주변 사람들에 대한 애틋한

사랑, 그리고 그동안 정들었던 세계에 대한 애정일 것입니다. 우리가

평소에 살면서 이런 애틋한 사랑을 가지고 산다면 이 세상은 아름다운

곳이 될 것입니다. 내일이면 헤어진다는데 미워하고 싸우고 싶어지지는

않겠지요. 아마도 죽음을 앞둔 사람이 관대로워진다는 것은 그 사람이

'헤어짐'을 미리 알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죽음과 종말. 헤어짐. 이런 것들을 우리가 절실하게 느낀다면 아마 우리는

좀더 진지하게 사랑하면서 살아갈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제 한살 더먹으면

서 느끼는 것이 바로 이 마지막을 준비하는 사랑입니다. 내가 하루를 살며

만나는 사람들에게 이것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사람에게 소홀할 수

없겠지요. 이것이 종말을 사는 삶의 자세일 것입니다.

우리 모두 사랑합시다.....

                                                  낙산에서 로마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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