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동성당 게시판

[성서] 열왕上 13,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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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호 [austin] 쪽지 캡슐

2001-04-25 ㅣ No.5968

 

하느님의 특사와 늙은 예언자

11  그 즈음에 한 늙은 예언자가 베델에 살고 있었다. 그의 아들들이 그날 하느님의 사람이 베델에 와서 행한 일과 왕에게 말한 것을 모두 아버지에게 말해 주었다.

 

12  그들의 아버지가 그 사람이 어느 길로 돌아 갔는냐고 묻자 아들들은 하느님의 사람이 유다로 돌아 간 길을 아버지에게 일러 주었다.

 

13  그 말을 듣고 아버지는 곧 나귀에 안장을 얹으라고 아들들에게 명하였다. 노인은 그들이 안장을 얹은 나귀를 타고 떠났다.

 

14  그는 하느님의 사람의 뒤를 쫓다가 마침내 느티나무 밑에 앉아 있는 그를 만났다. 노인이 그에게 "당신이 유다에서 온 하느님의 사람이오?" 하고 묻자, 하느님의 사람은 "그렇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15  노인이 하느님의 사람에게 "우리 집으로 가십시다. 무엇 좀 드시고 가십시오." 하고 권하였다.

 

16  하느님의 사람이 말하였다. "나는 노인장의 집에 들어 갈 수도 없읍니다. 이 곳에서는 무엇이건 함께 먹을 수가 없군요. 물 한 모금도 마시지 못하겠읍니다.

 

17  야훼께서 나에게 이 곳에서는 아무 것도 먹지 말고 마시지도 말며, 돌아 갈 때는 처음에 왔던 길이 아닌 다른 길로 가라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18  그 말을 들은 노인은 하느님의 사람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나 역시 당신과 같은 예언자요. 야훼께서 천사를 보내시어 나에게 말씀하시기를, 당신을 집으로 데려다가 식사와 물을 대접하라고 하셨소." 그러나 이것은 거짓말이었다.

 

19  하느님의 사람은 왔던 길을 되돌아 가서 그 늙은 예언자의 집에 이르러 식사를 하고 물을 마셨다.

 

20  그들이 함께 앉아 먹고 있는데 하느님의 사람을 데리고 온 늙은 에언자에게 야훼의 말씀이 내렸다.

 

21  그래서 그는 유다에서 온 하느님의 사람에게 큰 소리로 그 말씀을 전하였다. "야훼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소. ’너는 야훼의 말을 순종하지 않았고 너의 하느님 야훼가 너에게 명령한 것을 지키지 않았으며 가던 길을 되돌아 왔을 뿐 아니라,

 

22  음식과 물을 먹지도 마시지도 말라고 한 곳에서 먹고 마셨다. 그러므로 너의 시체는 조상들의 무덤에 묻히지 못하리라.’"

 

23  하느님의 사람은 식사를 마친 다음 안장을 나귀에 얹어 타고 떠났다.

 

24  하느님의 사람은 출발하여 길을 가다가 도중에 사자 한 마리를 만나 죽었다. 그 시체는 길에 버려진 채로 있었는데 나귀와 사자가 그 옆에 서 있었다.

 

25  그 곳을 지나가던 사람들이 사람의 시체가 길가에 버려져 있고 그 옆에 사자 한 마리가 서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이 광경을 본 사람들은 늙은 예언자가 사는 읍내로 들어 가서 이 이야기를 퍼뜨렸다.

 

26  그를 데리고 왔던 그 늙은 예언자는 이 소물을 듣고 탄식하였다. "그는 정말로 하느님의 사람이었구나. 그가 야훼의 말씀을 순종하지 않더니 야훼께서 기어이 말씀하신 대로 사자를 보내시어 그의 사지를 찢어 죽이게 하셨구나."

 

27  그리고 나서 예언자는 아들들에게 나귀에 안장을 얹으라고 분부하였다. 아들들이 그대로 하였다.

 

28  그는 길을 떠나 가다가 시체가 길에 버려져 있고 나귀와 사자가 그 시체 곁에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사자는 시체를 먹거나 나귀를 죽이지는 않았다.

 

29  예언자는 장례를 치러 주려고 그 하느님의 사람의 시체를 나귀에 싣고 성으로 돌아 왔다.

 

30  그는 그 시체를 자기 가족묘지에 안장하고 자식들과 함께 "아이고, 이 사람아!" 하며 슬프게 곡을 하였다.

 

31  그를 매장한 후에 늙은 예언자는 자식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내가 죽거든 이 하느님의 사람이 묻힌 무덤에 같이 묻어 다오. 내 뼈를 그의 뼈 옆에 나란히 묻어라.

 

32  그 하느님의 사람이 야훼의 말씀을 받아 베델의 제단과 사마리아의 모든 산당을 두고 예언한 말씀이 모두 그대로 이루어지리라."

 

33  이런 일이 있은 후에도 여로보암은 그의 악한 길에서 돌아 서지 아니하고 오히려 일반 백성 가운데서 자기 마음대로 산당의 사제를 뽑아 임명하였다.

 

34  여로보암 왕가는 이런 일로 죄를 얻어 결국 지상에서 자취도 없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 하느님께서는 이랬다 저랬다 하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한 번 말씀하신 것을 다른 곳에서 달리 말씀하시지 않으십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특사는 하느님의 신실하심을 미처 믿지 못하고, 늙은 예언자의 거짓말에 속아서 처음 하느님께서 명하신 것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서 그만 객사를 하게 됩니다. 그것은 어쩌면 믿음의 부족에 따른 결과를 우리에게 보여주시기 위함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그것은 하느님의 말씀을 믿지 못하고 인간적인 방법으로 백성들의 마음을 자기에게 묶어두려고 ’베델’에 제단을 쌓고 자기 마음대로 산당의 사제를 임명한 여로보암의 운명과도 같습니다.

인간적인 말이나 생각보다는 하느님의 뜻과 말씀을 믿고 흔들리지 않는 은총을 청해야 하겠습니다. 주님, 조그만 유혹에도 쉽게 흔들리는 나약한 종이오니, 처음 제 마음에 심어주셨던 당신의 뜻을 믿고 항구하게 따를 수 있는 굳건함을 허락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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