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 유감

인쇄

지부일 [jibuil] 쪽지 캡슐

1999-10-26 ㅣ No.765

 요즘 신자들의 성지순례가 그룹별로 한창인것 같습니다 마침 계절이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가을의 마지막 시기라 그런지 더욱 그런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

 저희 노인들의 성인대학생들도 11월2일에 풍수원으로 성지순례 가기로 되어있습니다. 모처

럼의 나들이라 그래서인지 성지순례신청 하신는 노인들의 해맑은 표정은 너무도 밝아 보였습니다.

 성지순례 하면 생각나는 일이 있습니다. 지난 봄 6월초순경  충남천안의 "성거산성지순례"

때였습니다.

 성지에서 미사를 집전 하시던 그곳 신부님께서 강론중에 말씀하시기를 "요즘 신자들의 성지순례행태가 관광이 반이요 순례가 반인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우리모두 신부님 말씀을 경청하며 동감의 표시인듯 머리를 끄덕이고 있었습니다. 그말씀에는 제가 제일 많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성지순례에 임하는 나 자신의 지금까지의 관행은 신부님 말씀대로 거의 관광기분이 였으니

까요.

 저는 그때 그말씀으로 인하여 신심이 무딜대로 무디어진 관행의 관광적인 성지순례 행태에서 새삼 저의 신심을 가늠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수난당시 순교자들이 피를 흘리며 보여주신 하느님에 대한 그 믿음의 얼을 나의 마음속 깊은 곳에 심어 신심을 배양 하려고 하기 보다는 하루의 나들이로 가볍게 생각해 왔던 지난 날의 나의 행동에 많은 뉘우침을 주었던 것 이였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성지순례 할때 차가 출발하면 차중에서 바치는 묵주기도를 남들 처럼 열심히 바치지 않고 한눈 팔기 일수며 성지에서는 미사참례는 물론 성지를 참배함에 있어서도 그저 건성건성 돌아보고 그다음 점심먹기에 급급하고 돌아올땐 같이간 형제들에게 앞장서서 소주 한잔 충동질하여 먹고 마시고떠들어대며 그리고 노래부르고 또 한국특유의 달리는 관광버스 안에서 국적불명의 디스코춤을 한바탕 추었던 생각이 떠오르며 그저 몸둘바를 몰랐었습니다

 

 또 한가지 생각이 떠 오르는군요 지난 10월중순 제가 덕수궁 뒤에 있는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구약성서(중급)연수때 일입니다.

 교재에서 기원전6세기경 이스라엘의 바빌론 유배이후 예언자들의 말씀을 과제로 수강자

들이 그룹별로 나뉘어 서로 의견을 나누던 시간이 였습니다. 한 자매님이 이야기는 이러

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유배지에서 돌아와 모두가 파괴된 성전을 재건축 하던 때 얼마나 많은

고초를 껶었겠느냐? 하면서 오늘날의 그 성전은 어떤 그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그야말로

우리들의 신앙의 선조들의 피와 땀이 베어있는 곳 이 아니냐는 것 이였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그곳까지 성지순례 하는 신자들중 일부는 그 성전에 대하여 각자가 나름

대로 진지하게 음미하며 그 얼을 새기며 순례하기 보다는 복장조차 반바지에 쌘들에다가

껌을 씹으며 성전안에서 카메라 후렛쉬를 터트리며 사진을 찍느라 야단법석을 떠는데

무엇인가 이래서는 안되는 데 하는 생각이 들더라는 것 입니다.

 참으로 나라 안에서나 나라 밖에서나 이 또한 나와 같은 사람으로 인하여 신앙의 선조

들을 욕되게 하는구나 하고 생각하니 그날도 저는 부끄러운 생각에 얼굴이 달아 올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만일 지금 그당시 귀양살이에서 돌아온 이스라엘 백성에게 성전재건을 부르짖으셨던

예언자" 하께" 할아버지께서 살아계셨다면 분명히 이렇게 말씀 하셨으리라고 말입니다.

 

 "너희는 들어라! 너희들은 너희 마음안에 성전을 지어라!

 

 그리고 동방예의지국 이라고 하는 동쪽 끝의 한국백성들 조차 그런식으로 성지순례를

 

 한다면ㅎ 하느님께서 무엇이라고 하시겠느냐? 쯧 쯧 ㅡㅡㅡㅡ."

 

 그래서 저는 앞으로 신앙의 선조들께서 우리마음에 심어놓고 가신 신심의 씨앗을 바로

그 터밭인 성지와 성전에서 경건한 마음으로 가꾸어 피어 나도록 마음 다짐을 하였답니다.

                                                                                 끝    

                                                                                 

 

                           

 

 



35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