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성당 게시판
어느 슬픈 가을날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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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는 학교 전산실이다.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동기한테 전화가 오더니 "회의있다" ~*~*~*~*~*~*~*~*~*~*~*~*~*~*~*~*~*~*~*~*~ 요즘은 아침에 매일 늦게 일어난다.오늘도 지각... 꿈속에서도 별로 편하지가 않다. 아마 내가 지고 있는 아주 무거운(적어도 내가 생각하기에) 십자가 때문인 듯 싶다. 3주일 전에 우리 초등부 5학년 교리에서 순교자 교리를 했다. 2주일 전 생활교리때는 직접 십자가를 매어 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때 도와준 상호형,종필이 형 모두에게 감사한다. 내가 마이크로 티칭때 했던 교리... 그리고 직접 했던 교리... 나는 그 때 이런 말을 했다. 십자가의 이야기를 하면서 "자기가 아무리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있어도, 또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도 하느님께 의지하고 자신을 맡긴다면 아무리 무거운 십자가라도 지고 나갈 수 있을 거예요." 어느 누구도 자신의 십자가를 다른 사람이 대신 질 수는 없는 것이다. 내가 지고 있는 십자가 중 하나는 41일이 남았다. 더욱 무거워 진다.제대로 준비도 못 하면서... 나는 아마 내일도 모레도 내 삶의 무게에 짓눌려 나 자신이 누구인지조차도 잊어버리고 살아야 할 것이다. 낙엽이 진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리고 살아가는 가을이다. 그리고 나 자신을 하느님께 맡겨야 하는 그러나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는 나약한 나 자신이 싫어지는 가을이다. 오늘 아침 쓸쓸히 내렸던 비와 슬피 부는 바람이 생각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