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릉동성당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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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기숙 [mam] 쪽지 캡슐

2000-09-09 ㅣ No.3469

엘리사벳자매님께

 

얼마나 속이 상하셨겠어요?  교회 안에서 신앙 생활을 하면서 정말 어려운 것은 이런 인간적인 시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들이라 생각됩니다. 제가 교회 안의 사정에 대하여 아는 것이 없는 상태에서 일을 맡았을 처음에 저는 20년이 넘는 사회 생활에서 느끼지 못했던 많은 일들을 겪었습니다. 처음에는 놀랍고 화나고 내 행동에 대하여 자신감이 없어지기도 하고 그러다가 참지 못할 분노가 폭발하기도 하고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언제나 제 마음에 새긴 말이 있습니다. 언젠가 어떤 신부님의 강론 테잎에서 들은 것인데 내가 주님의 사랑을 받는 자녀이면 내가 미워하는, 나를 미워하는 사람도 주님의 사랑받는 자녀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제 마음을 다독거렸습니다.

 교회 안에서 신앙인으로서의 생활은 정말 조금씩 시간이 지날수록 얼마나 조심스러운 일인지를 느끼게 됩니다. 본당에서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것 중 중요한 또 하나는 신앙인이기 이전에 인간적으로 성숙된 자세를 지녀야 한다는 것입니다. 단지 성숙한 인간이 되기 위하여 우리 인간의 조상들이 고뇌하고 노력한 것을 우리는 단지 신앙인이 되기만 하면, 주님을 위해서 하는 일이라고 스스로 판단되는 일을 열심히 하기만 하면 참된 인간이 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참된 인간이 되는 것 그것은 깊이 생각할수록 어렵기만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는 주님의 은총 속에 있으므로 희망을 버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교회 안에서 우리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도 있고 우리가 상처를 주는 때도 있지만 분명 우리 모두는 올바른 판단력을 갖고 힘써 노력하며 그 모든 삶을 주님께 의탁한다면 예수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모습을 우리를 통해 드러내실 것입니다. 신앙인의 삶이 얼마나 조심스러운 일인지 고민하는 기회를 갖게 되는 이런 일들, 그런 일들까지 감사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 주시기를 기도해야겠지요.

 

 물론 벌써 자매님의 마음은 주님께로 한 발자욱 더 나아가셨겠지요.

 이 시간을 통해 저도 반성하는 마음으로, 주님을 바라보는 마음으로 이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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