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아빠의 마음(기쁜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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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경 [lsk55] 쪽지 캡슐

2003-08-14 ㅣ No.5236

 

천주교 서울대교구 용산성당

아빠의 마음 ()

 

저 곧 김포공항으로 달려 갑니다.

3박 4일의 제주도 피정을 마치고 우리 딸래미가 집으로 온답니다.

아빠가 꼬불쳐서 준 용돈도 안받고 오직 회비만 달랑 들고 피정에 참석했기에 엄청나게 고생한 것 같사옵니다. 무더운 날, 견학하면서 주머니가 여의치 않아서 "아이스 크림도 못 사먹었을 터인데..."  

흑~흑~흑~


 말이 피정이지, 사실은 학생 레지오 마리애 소속으로 봉사활동도 열심히 했다는 뜻에서 그동한 수고한 착한 여학생들에게 주최측의 선생님들께서는 아마도 제주도의 명승지에 대하여 견학을 시켜 주는 등 위로하였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제주의 “한라 월드컵 경기장도 구경했다는 걸 보면 아빠로서는 척보면, 다~아 압니다.”

오후 다섯시 비행기를 탄다고 하니깐, 김포공항의 로비에 숨어 있다가 몰래 살짝 출구 앞에서 “까~꿍”하고 놀래켜 주고 싶어서...

“제가 혹 너무 지나친 것이 아닐까요?” “과잉보호의 행동일까요?”

허지만, 용감하게 맨몸으로 단체활동에 참가한 딸래미가 너무 대견해서 그런답니다.

이러한 사실을 우리 마누라가 알면, “당신! 참으로 못말려요~! 어떻게 당초 그렇소~! 어지간 하~우!”라고 할 것이 뻔하지만, 이거이 아빠의 사랑의 마음인데 어쩌겠습니까?

오늘따라 회사의 가장 높은 분들이 멀리 지방으로 출장을 가셔서 현재는 제가 가장 대빵이라서 절호의 찬스를 만글어 준 것 같기에 일과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일을 저지를려고 하는 것입니다.

맨날 맨날 집에 늦게 귀가하는 한심한 아빠라서 이럴 때라도 점수를 따고 싶었습니다.

이미 낮에는 그동안 그토록 딸래미가 자기 방에 놓여있는 구형 PC를 인테넷으로 연결해 달라고 했었는데...

저는 비록 고물딱지 구형의 팬티엄 의 PC지만, 완벽하게 처리해 놓았지요. 오늘 딸래미가 집으로 돌아오는 날이라서 낮부터 서둘렀습니다.

학원에 가는 것 보다는 “인터넷 방송으로 학습을 한다는데 그게 고맙기만 합니다.” 딸아이의 얼마나 이쁜 마음입니까? 그저 아빠로서는 땡 잡은 거지요. 오후 한낮 게시판이 좀 썰렁하여 그냥 주절 주절 한번 떠들어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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