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동성당 게시판

십자가를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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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옥 [yimariaogi] 쪽지 캡슐

2007-03-15 ㅣ No.7406


    고백성사 /최종철 못을 뽑습니다 휘어진 못을 뽑는 것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못이 뽑혀져 나온 자리는 여간 흉하지 않습니다 오늘도 성당에서 아내와 함께 고백성사를 하였습니다 못자국이 유난히 많은 남편의 가슴을 아내는 못 본체 하였습니다. 나는 더욱 부끄러웠습니다 아직도 뽑아 내지 않은 못 하나가 정말 어쩔 수 없이 숨겨 둔 못대가리 하나가 쏘옥 고개를 내밀었기 때문입니다/
    십자가를 돌아보며 세월이 흘러도 가벼워지지 않는 십자가가 무겁고 버거워서 육신과 마음의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내려 놓을 곳만 찾았다. 두리번거리고, 한숨 쉬며.. 물 속으로 가면 가벼워질까 바람이 부는데로 가면 수월할까 돌에 기대어 놓고 주저 앉아 버릴까 만일 너의 십자가가 너의 사랑이라면 기꺼이 그 사랑을 위해 그 십자가를 지지 않겠느냐 나의 십자가를 다시 돌아 본다. 가만히.. 십자가가 사랑이 될 수는 없지만 이것이 내게 주어진 십자가라면 십자가를 지고 갈 사랑의 힘과 용기가 생겼고 언덕에 올랐을 땐 고통과 슬픔에 서 있을 힘조차 없을지라도 십자가를 다시 짊어진 마음을 승화와 순수의 시간을 기억할 수 있다면 다시 발을 떼며 십자가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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