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한국천주교회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마리아 대축일 ’21/12/08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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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1-12-01 ㅣ No.4863

한국천주교회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마리아 대축일 ’21/12/08 수요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제11회 사회교리주간 셋째 날

 

오늘은 한국천주교회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마리아 대축일입니다. 성모 마리아께서 잉태되신 순간부터 원죄에 물들지 않으셨다는 믿음은 초대 교회 때부터 생겨났습니다. 이러한 믿음은 여러 차례의 성모님 발현으로 더욱 깊어졌습니다. 1854년 비오 9세 교황은 성모 마리아의 무죄한 잉태믿을 교리로 선포하셨습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1838년 교황청에 서한을 보내 조선교구의 수호자를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로 정해 줄 것을 청하였고, 이 청원이 받아들여져 한국 천주교회는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를 한국 교회의 수호자로 모시고 있습니다. 학설에 따라서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께서 고국에 들어오시기 위하여 배를 타고 오시다가 풍랑이 심해서 미처 들어오지 못하고 바다 한 가운데서 죽을 위험에 놓이셨을 때, 원죄없으신 동정 성모 마리아께 우리 나라를 봉헌하며 기도를 바치시고 무사히 중국으로 돌아가실 수 있었다는 일화를 통해 우리 교회의 주보성인이 원죄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로 정해졌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우리는 무염시태 축일을 지내며 성모님의 모범을 통해 우리 신앙의 방향을 점검해 보고자 합니다.

 

새 하와이신 성모님과 옛 하와 모두 원죄의 물듦 없이 창조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죄의 유무가 아닌 하느님의 자비를 통해 구원을 허락받는 벌거벗은 존재이며, 성모님과 하와의 대조적인 모습에서 우리가 갖추어야 할 자세를 배울 수 있습니다.

 

먼저 하와는 뱀의 말을 듣지만, 성모님은 천사의 말을 듣습니다. 이에 뱀의 말을 듣는 하와는 하느님의 무한한 자비를 선악과의 금령에 매인 조건으로 받아들임으로써, 그 무한하신 하느님의 자비가 아닌 선과 악만을 알게 되어, 결국 구원이 아닌 죄를 알게 하는 열매를 아담, 곧 인류에 전달합니다.

 

하지만 성모님께서는 천사를 통해 전해지는 하느님의 말씀을 자신의 이해나 처지와 같은 인간적인 조건들에 매어놓지 않고 믿음과 순종으로 받아들임으로써, 비록 자신이 온전히 알지는 못하더라도 무한하신 하느님의 자비를 받아들이게 되었고, 결국 구원의 열매를 인류에 전달하십니다.

 

사실 하와가 선악과를 먹은 이유는 우리 신앙인들이 추구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바로 하느님처럼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경계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우리의 목적은 하느님과 하나 되는 것이지만, 그것이 세상에서 말하는 선과 악을 구분짓고, 내 스스로의 힘으로 사람들이 선이라고 칭송하는 것을 완성함으로써 하느님 앞에 구원에 합당한 자로 나 스스로를 만드는 것에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흔히 우리는 서로에게 잘 사는지.”를 묻고, 또 스스로 잘 살기 위해기도하고 힘쓰지만, 그것을 통해서 우리는 하느님의 자비를 깨달을 수 없습니다. 오히려 선과 악의 열매를 먹은 하와처럼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무엇을 하지 말았어야 했는지만을 알게 되며, 하느님의 말씀은 금령이 되고,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세상의 모든 것들은 유혹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하와가 아닌 성모ㅂ님을 본받으십시오. 성모님은 죄에 물듦이 없으셨음에도 자신을 하느님 앞에 합당한 자로 여기시지도 않았고, 또 스스로 하느님처럼 되어 하느님께 합당한 자가 되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분은 단지 어떠한 처지에서도, 그리고 온전히 알지 못하더라도 자신이 하느님께 속한 하느님의 종임을 믿고 받아들이셨으며, 이것이 그분을 선과 악으로 구분 지어 결국 심판에 붙여지는 삶으로 이끌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미 구원 받은 삶으로 이끈 것입니다.

 

성모님의 축일을 지내며 우리도 우리 자신을 선과 악으로 구분 짓고 소위 잘 사는 삶을 살아 하느님께 합당한 자가 되려고 하지 말고, 성모님처럼 자신의 모습 그대로, 자신의 처지 그대로 그 자리에 찾아오시는 하느님을 받아들여 하느님께 합당한 자가 아닌 하느님의 자녀로 살아가는 것을 신앙의 목적으로 삼기를 기도드립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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