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대림 제3주간 수요일 ’21/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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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1-12-03 ㅣ No.4870

대림 제3주간 수요일 ’21/12/15

 

우리는 보고 싶어 합니다. 무엇인가 확실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정확하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우리 인생의 주변에는 거의 모든 것이 확실한 것이 없고, 정확한 것을 찾기 힘듭니다. 우리가 불완전하기에 완전한 것을 더욱더 절실하게 찾아 헤매는가 봅니다.

 

오늘 복음에서 요한은 자신의 제자 가운데 두 명을 불러 예수님께 보내 묻게 합니다. “오실 분이 선생님이십니까? 아니면 저희가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합니까?”(루카 7,19) 바리사이나 율법학자들 만큼이나 세례자 요한도 자신이 준비하는 이가 언제 올지 그리고 정확히 누구일지 궁금했는가 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정작 직답을 피하시고 에둘러 말씀하십니다. “요한에게 가서 너희가 보고 들은 것을 전하여라. 눈먼 이들이 보고 다리저는 이들이 제대로 걸으며, 나병 환자들이 깨끗해지고 귀먹은 이들이 들으며, 죽은 이들이 되살아나고 가난한 이들이 복음을 듣는다.”(22) 그러시고는 나에게 의심을 품지 않는 이는 행복하다.”(23) 라고 대답을 마치십니다.

 

우리는 예수님께 확신을 구하는데, 예수님께서는 그런 우리를 바라보시며 안타까워하실지 모릅니다. ‘벌써 다 말해주고 다 느끼게 해주고 다 보여주었는데 왜 만족하지 못하고, 왜 믿지 못하고, 더 보여달라고 하느냐?!’ 문득 필립보가 예수님께, “주님, 저희가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 저희에게는 그것으로 충분하겠습니다.”(요한 14,8) 하고 청했던 장면이 떠오릅니다. 매일 예수님과 함께 살던 제자들도 그랬으니 우리야 오죽하겠습니까?! 그때도 예수님께서는 필립보에게 필립보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그런데 너는 어찌하여 저희가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 하느냐?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는 것을 너는 믿지 않느냐? 내가 너희에게 하는 말은 나 스스로 하는 말이 아니다. 내 안에 머무르시는 아버지께서 당신의 일을 하시는 것이다.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고 한 말을 믿어라. 믿지 못하겠거든 이 일들을 보아서라도 믿어라.”(9-11)

 

우리는 정작 무엇을 보고 싶은 것일까? 무엇을 보면, 보았다고 확신하고 따를 수 있을까? 예수님의 얼굴? 기도와 피정 중에 이글이글 타오르는 예수님의 용안을 여러 번 확인하지 않았는가? 기적적인 이상한 일을 보고 싶은 것인가? 지금까지의 내 생애를 걸쳐 이적은 내 삶에 드러난 주님의 놀라우신 업적을 벌써 여러분 경험하고 감격하지 않았던가? 그럼 더 무엇을 보고 싶은 것일까? 어쩌면 보여주는 대로 보지 못하고, 내 방식대로 보여달라고 매달리는 내가 얼마나 불안정하고 나약하게 믿기에 그런 것일까 싶기도 합니다. 다시 한번 되살려 봅니다. 내 생애 동안 함께하시면서 드러내 주시고 이루어 주셨던 주님의 경이롭고 거룩하신 업적을.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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