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성사 /최종철
못을 뽑습니다
휘어진 못을 뽑는 것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못이 뽑혀져 나온 자리는
여간 흉하지 않습니다
오늘도 성당에서
아내와 함께
고백성사를 하였습니다
못자국이
유난히 많은
남편의 가슴을
아내는 못 본체
하였습니다.
나는 더욱
부끄러웠습니다
아직도 뽑아 내지 않은
못 하나가
정말
어쩔 수 없이
숨겨 둔
못대가리 하나가
쏘옥 고개를
내밀었기 때문입니다/
십자가를 돌아보며
세월이 흘러도
가벼워지지 않는
십자가가
무겁고 버거워서
육신과 마음의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내려
놓을 곳만 찾았다.
두리번거리고, 한숨 쉬며..
물 속으로 가면
가벼워질까
바람이 부는데로 가면
수월할까
돌에 기대어 놓고
주저 앉아 버릴까
만일 너의 십자가가
너의 사랑이라면
기꺼이 그 사랑을 위해
그 십자가를 지지 않겠느냐
나의 십자가를
다시 돌아 본다.
가만히..
십자가가
사랑이 될 수는 없지만
이것이 내게
주어진 십자가라면
십자가를 지고 갈
사랑의 힘과 용기가 생겼고
언덕에 올랐을 땐
고통과 슬픔에 서 있을
힘조차 없을지라도
십자가를
다시 짊어진 마음을
승화와 순수의 시간을
기억할 수 있다면
다시 발을 떼며
십자가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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