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동성당 게시판

홍신부님 강론(8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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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경

2002-08-07 ㅣ No.4652

고독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고독은 외로움과는 좀 다릅니다.

외로움이 피상적인 감정이라면, 고독은 좀더 존재론적인 차원의 감정입니다.

외로움이 어떤 도구, 술이나 다른 방법들로 달랠수가 있는 것이라면

고독은 그런 것들로는 채울수가 없는 아주 깊은 감정입니다.

외로운 사람은 자살하지 않지만

고독한 사람은 자살을 합니다.

자기가 살아가야할 이유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고독은 왜 생기는가.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생각이들때 고독한 마음이 생깁니다.

자기 마음을 털어놓을 곳이 아무데도 없다는 생각이 들때 깊은 고독감이 생깁니다.

그리고 고독은 반드시 삶에 대한 절망감을 동반합니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고독을 피하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합니다.

하지만 고독을 물리칠수 있는 방법은 그리 많지가 않습니다.

 

그런데 영성론에서는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이 고독이라는 것이

하느님을 체험하게 해주는 장이 된다는 역설적인 설명을 합니다.

아무것도 자신을 위로할수 없다는 절망감이 세상의 실체를 확연히 깨닫게 해주고

하느님이 계시는구나-- 하는 것을 체험케해주는 길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것을 ’사막의 영성’이라고 부릅니다.

샤를 드 푸코라는 성인이 사막에서 깨달은 영성이기에 그렇게 부르지요.

내가 즐겁고 행복할때는 세상이 꽃밭입니다.

하지만 내가 고독속에 빠져있을때는 이 세상이 사막으로 보입니다.

그런 사막 한가운데서,

세상이 신기루이고

하느님만이 사람의 목마름을 채워주실수 있는 오아시스임을 체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신앙이 우리에게 주는 하나의 法입니다.

여러분이 세상을 살아가시면서

세상에 나 혼자밖에 없구나....

세상에 날 이해해주는 사람이 하나도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때

십자가의 그리스도께 말을 걸어보십시오.

아마도 여러분의 가장 깊은 고독속에 하느님이 현존하심을

체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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