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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에서 가장 슬픈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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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규철 [jjangjjang] 쪽지 캡슐

2001-02-22 ㅣ No.3607

* 장국영,브레드 피트,김민종 중에

누가 젤루 멋있냐구 묻길래

"너"라구 했더니 기분 좋게 웃던 그애

 

* 어느날 갑자기 세발 자전거 끌고와

세계일주 시켜 주겠다던 그애

 

* 발렌타인 데이날 사탕상자 주며

사탕사서 담으라던 그애

 

* 겨울바다 구경가서 내모자가 물속에 떨어졌을 때

서슴없이 물속으로 뛰어가 모잘 건저주던 그애

 

* 함박눈 내리던 날, 눈싸움하자던 내부탁 거절하구

골목길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눈사람 만들기에 열냈던 그애

 

* 비오는 날 분위기 있는 카페로 불러내더니

3만원만 꿔 달라던 그애

 

* 비내리던 내게

밤새워 얘기 하자던 그애

 

*한밤중에 골목길에서 깡패만나면

있는돈 다 주라고 하더니

버스정류장에에서 살며시 다가와

버스비 빌려달라던 그애

 

* 비내리던 겨울, 겨울비 맞고서 나 찿아와

분위기 좋다며 웃더니 다음날 폐렴으로 입원한 그애

 

* 약골이라고 놀렸더니 다음날

아놀드 슈왈츠 제네거처럼 될거라며

헬스장 다니던 그애

 

*맥주 사달라고 했더니 소주랑 꼼장어 사주면서

기분좋게 먹자던 그애

 

* 돈까스랑 햄버거 보다 시장구석에서 먹는

순대랑 오뎅을 더 좋아하던 그애

 

* 사랑한단 말은 무척이나 좋아하면서

단 한번도 사랑한단 말 않던 그애

 

 

그러나...한동안 우린 연락이 없었고,

내가 그앨 찾았을때,그앤 하얀 미소를 띄우며 누워있었고

울면서 이게뭐냐고,,빨리 나가자고 소리치는 내게

미안하다고만 하는 그애

그날밤..난 밤늦게까지 그애 병실에 남아 있었고,

그앤 나에게 처음으로 사랑한단 소릴하며 울었다..

그런그를 보며 난 그저 눈물밖에 흘릴수 없었지..

그를 사랑한다 말하였고 , 난 그의 손을잡고 그의 입에 입맞추었지..

눈물로 범벅된 얼굴에 고통으로 일그러진 그의 얼굴에

그래도 미소지으며..아니 미소지으려 애쓰면서

그렇게 ...그앤 내게 사랑한단 말을 했지..

그리곤 영원히 잠들어 버렸지..다시는..

다시는 그의 목소리를 들을수 없었지..

 

후에 그의 동생이 내게 전해준 그의 일기장엔..

삶,죽음,사랑 그리고...나의 이름만이 열거되어 있었고,

그의 사진속에 비쳐있던 그와 나의 사진속에서

그는 웃고 있었지..

그의 사진을 액자에 넣으려고 일기장에서 떼어냈을때

그의 사진이 붙어 있던자리에

 

"너만을 영원히 사랑할꺼야"

라는 글자와 평소 내가 즐겨부르던

노래가사 한소절이 적혀 있었고

그때서야 난 소리내어 울었고 그의 이름을 수도 없이 되새겼지.

그와 함께 가지 않은걸 후회하며..

남아있는 날을 증오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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