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동성당 게시판

울릉도 체험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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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숙 [kycshsm] 쪽지 캡슐

1999-04-06 ㅣ No.318

 

일요일    뱃머리를 돌려라

 

 

부활절 달걀을 삶아서 가방에 챙겨넣고 2시간마다 한대씩 있는

 

버스를 타고 (운전기사가 어설픈 복사중 한분이셨다) 섬목에 도착했다.

 

친구랑 방파제에 앉아 있다가 배가 오는것을 보고 서둘러 배를 탔는데

 

주머니에 넣은 주민등록증이 없는 것이였다.

 

배가 방파제를 지날때 보니 주민등록증의 코팅이 반짝거려서 눈에 띄였다.

 

서둘러 아저씨께 가서 얘기를 하니 (우린 다음 배편에 갔다달라고 하려했다)

 

아저씨는 뱃머리를 돌려 다시 섬목으로 가서 주민등록증을 주워다 주셨다.

 

배안에 있던 20명 남짓한 사람들의 뜨거운 시선을 느끼며 배에 앉아 있는데

 

아저씨가 오셔서 울릉도 자랑과 함께 왠 추리링 바람의 남자를 소개시키며

 

'저동에서 죽도 갈꺼지, 이 총각이 잘 안내해 줄꺼야' 하는 것이였다.

 

                      -  -  -  -  -  -  -

 

저동에서 죽도로 들어갔다.

 

죽도는 울릉도와 달리 땅이 비혹하고 약간 대관령 분위기가 나는

 

아름다운 조그마한 섬이였다.

 

우린 그곳에서 우리가 만든 부활달걀을 먹으며 멀미나도록 바다를 보았다.

 

다시 저동을 걸처 도동으로 와서 묵호행 배를 타려 했으나

 

출항이 취소됐다는 말에 멍하니 있는데

 

어떤 아저씨가 '독도 가실분 없어요, 표가 조금 남았습니다'

 

라는 말에 우린 생각지도 못한 독도에 가게됐다.

 

독도가는 배는 무지 크고 생각과 달리 독도땅을 밟는것이 아니라

 

독도 주변을 순회하는 것이였다.

 

가판에 나가서 본 독도는 노래가사처럼 '새들의 고향'이였다.

 

선원아저씨가 던지는 이름모를 과자를 먹겠다고 달려오는 갈매기는

 

정말 장관이였다.

 

독도에 있는 군인에게 손을 흔들어 주니 그쪽에서 몸을 뽈짝거리며 반응했다.

 

그렇치 않으면 우린 알아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독도는 정말 눈물나게 멋진 곳이였다.

 

그런데 내 옆에 계시던 할아버지가 말씀하셨다.

 

'독도는 우리땅이 아니라 우리 바우여...'

 

다시 도동항에 도착해 민박집을 정한후

 

울릉도에서 처음으로 식당에 갔다.

 

우럭을 먹었는데 1Kg에 50,000원이였다. 함께 나온것들은 부실했지만

 

자연산 회라 맛은 끝내줬다.

 

식사후 이젠 너무나 익숙해진 도동 골목길을 누비는데

 

도동에는 많은 관광객이 움직이고 있었다. 대부분 50대의 아줌마 어저씨가

 

주를 이루고 계셨다.

 

도동의 유일한 선일 나이트에 아줌마 아저씨들이 우르르 들어가시기에

 

쫓아들어가 구경을 했더니 이건 나이트가 아니였다.

 

비슷한 복장을 한 아줌마 아저씨들이 장사진을 이루며

 

어설픈 조명 밑에서 봉짝에 맟춰 몸을 흔드시고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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