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동성당 게시판

고무신(2)

인쇄

조남국 [petertel] 쪽지 캡슐

2001-06-05 ㅣ No.981

예수 마리아 요셉

 

고무신 2

 

"할머니 그건 왜 씻으세요? 깨끗한데요!"

 

 

어린 나는, 집에 다니러 오신 할머니 큰 형님의

고무신을 씻는 것을 보며 이상하다 싶어 여쭈어보았다.

고무신은 내가 보기엔 아주 깨끗한 고무신이었는데 말이다.

 

귀가 살짝 잡수셨던 할머니는

재차 큰소리로 묻는 내게

이걸 신고 화장실을 다녀오셨다는 것이다.

그래서 주일미사에 참례하기 위해

마당 수돗가에서 다시 딱고 계셨던 것이다.

 

 

우리 성당엔 입구에 신발을 털 수 있도록

바닥에 판이 놓여져 있는데

출입 시 신발에 있는 모래나 기타 오물을 털고 들어오면

더 좋을 텐데 하는 생각이다.

 여름이라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어 놓아

들어오는 먼지와 함께 우리가 묻혀 들여놓는 것이 쌓여서

이곳 저곳에 뽀얀 먼지가 있는 것을 보게된다.

 

새로 씻는 정성은 아닐지라도

 

바오로 사도께선 받아들이지 않는

동네와 집에서 나올 땐

발을 털고 나오라고 하셨던가?

 

세속에 살면서

알게 모르게 묻혀온

많은 죄를

잘 씻지는 못할지라도

털고라도 들어가는

작은 마음에서부터

기도가 시작되지 않을까?

 

 

마음까지는 힘들더라도

신발이라도 털고 들어가시지요. 교형 자매 님들

 

 

조 배드로 두손모음



24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