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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은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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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순 [elsie] 쪽지 캡슐

2000-04-29 ㅣ No.1182

 

 

 

누가 김창석 신부님을 아시는지요?

 

제가 태어나서 젤 먼저 기억하는 신부님이 바로 환한 미소의 김창석 신부님이십니다.

 

제가 아주 어릴때였어요. 몇살이었는지는 잘 기억이 안나구요.

 

신부님께서 찰고인가를 하고 계셨어요.

 

아마 예비자 교리를 모두 끝내고 영세 받기 직전에 마지막 시험 같은거라고 생각되요.

 

어른들은 차례로 신부님 앞에 나아가서 신부님 질문에 답해야 했지요.

 

신부님이 찰고를 계속 하시다가 놀고 있던 저를 부르셨어요.

 

신부님께서 저에게 물으셨죠. "하느님은 몇분이시지?" 전 자신있게 대답했어요.

 

"한분이요!" 그러자 다시 장난끼 어린 미소를 띄우시며 "그럼 성부, 성자, 성신은

 

누구시지?"(그땐 성신이라고 했음) 전 하느님이 한분인걸 알았지만 그 질문엔 설명할

 

자신이 없었어요. 신부님과 어린 저는 한동안 서로 눈을 응시하고 있었죠. 한참후에

 

신부님이 하시는 말씀. "거봐! 하느님은 세분이시잖아? 성부와 성자와 성신. 그렇지?"

 

신부님은 계속 웃으시면서 제가 긍정하기를 바라시는것 같았어요.

 

전 속으로 ’아닌데에~ 틀림없이 하느님은 한명인데~. 이~상하다’ 하고 생각했지만

 

딱 부러지게 대답할 말을 찾지 못했으므로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러자 신부님과 어른들이 한꺼번에 폭소를 터뜨렸지요.

 

 

언젠가 신부님이 궁금하여 굿뉴스에서 검색한적이 있어요.

 

김창석 신부님.....김창석 신부님....... 드디어 찾았어요. 그런데......

 

’선종’ 이라고 나오더군요. 그분은 먼저 하느님 곁으로 가신거예요.

 

갑자기 그분이 몹시 그리워졌죠.

 

 

 

 

여기 어린시절의 저와 비슷한 사람이 있습니다. 한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 퍼왔어요.

 

 

 

셋은 하나입니다.

 

 

하느님을 알려고 열심히 신학공부를 하는 어느 신학자가 삼위일체의 신비를 도저히

 

알 수가 없어서 스승을 찾아와 물었다.

 

"저는 도저히 이해 할 수 없어요. 어떻게 세 위격이 하나가 됩니까?"

 

스승은 빙그레 웃으시며

 

"알아서 무엇 할려고?"

 

"알아야 설명 할 수 있잖아요?"

 

신학자의 물음에 스승은 웃고만 계셨다. 그러자 옆의 제자가 나서며 말했다.

 

"보이지 않는 분인 성부께서 보이는 분으로 오셨는데 그 분이 성자요.

 

 우리의 곁에서 우리의 구원을 위해 도와 주시는 분이 성령 입니다.

 

 성령은 그 분의 숨결입니다."

 

그래도 신학자는 이해가 되지 않아서

 

"어떻게 그런 일을 믿을 수 있나요?"

 

제자가 물었다.

 

"어떤 공부를 하였나요?"

 

"네. 조직신학, 교의신학, 윤리신학, 해방신학, 실천신학, 교부학 그리고 지금은

 

 영성신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신학공부를 하시니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대전을 보셨나요?"

 

"네, 보았습니다."

 

"철학적으로 형이상학적으로 하느님을 설명하던 성 토마스도 빛을 받고 난 후

 

 그 분을 글로써 설명하기가 곤란하다며 붓을 놓았는 것을 아시나요?"

 

"그런 얘기는 처음 들었습니다."

 

"그럼 아우스딩 성인이 바닷가에서 아기천사를 만난 이야기를 아세요?"

 

"어떤 이야기인가요?"

 

"성인이 삼위일체의 신비를 깊이 생각하다가 바닷가를 걷게 되었어요. 그런데 한

 

 어린아이가 손바닥으로 바닷물을 퍼담아 보려고 하기에 성인은 물었죠.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 그 때 어린아이가 말했죠.

 

"당신이 삼위일체를 알려고 하는 것도 이와 똑같습니다."  하고 사라졌어요."

 

신학자는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그럼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요?"

 

"하느님의 영역을 우리 인간이 이해 할 수 없어요. 오직 믿음만이 가능합니다."

 

"그래도 이해를 해야 믿을 수가 있잖아요?"

 

제자는 한참을 생각하다 말하기 시작했다.

 

"이 세상에 그 분의 삼위일체의 신비가 많이 있죠. 예를 들어 설명해 보죠.

 

 태양에는 밝은 빛이 있고 따뜻한 열이 있고 일곱빛깔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보지 못하는 자외선과 적외선이 있습니다. 또, 물이 차거워지면 고체로 변하여

 

 얼음이 되고 뜨거워지면 기체로 변하여 수증기가 됩니다. 형체가 변했다고 본질이

 

 바뀐 것은 아니지요. 수증기가 차거워지면 다시 물이 되니까요."

 

고개를 갸우뚱 거리는 신학자에게 제자는 계속 말했다.

 

"우리 몸은 뼈, 살, 피가 하나요. 우리 정신은 영, 혼, 넋이 하나요.

 

 우리 인성은 이성, 지성, 감성이 하나입니다.

 

성자는 성부에서 났으며 성령은 성부와 성자에서 났습니다. 이 셋은 하나입니다."

 

제자의 설명에 신학자는 깊이 생각에 잠겨 한동안 말이 없었다.

 

제자는 마지막으로 힘주어 말했다.

 

"우리를 지극히 사랑하시는 분이 우리를 위해 오셔서 대속하시고

 

 우리의 구원을 돕고자 숨결을 보내 주셨죠."

 

제자의 설명을 다 듣고 스승을 바라보는 신학자에게 스승은 웃으시며 말했다.

 

"신학자란 지도를 열심히 그려놓고 목적지에 가지않는 여행객과 같지.

 

 믿으면 모든 것이 이해 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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