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동성당 게시판

[성서] 루가 23,2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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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호 [austin] 쪽지 캡슐

2000-08-27 ㅣ No.3266

 

십자가에 못박히신 예수

26  그들은 예수를 끌고 나가다가 시골에서 성안으로 들어 오고 있던 시몬이라는 키레네 사람을 붙들어 십자가를 지우고 예수의 뒤를 따라 가게 하였다.

 

27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를 뒤따랐는데 그 중에는 예수를 보고 가슴을 치며 통곡하는 여자들도 있었다.

 

28  예수께서는 그 여자들을 돌아 보시며 "예루살렘의 여인들아, 나를 위하여 울지 말고 너와 네 자녀들을 위하여 울어라.

 

29  '아기를 낳지 못하는 여자들과, 아기를 낳아 보지 못하고, 젖을 빨려 보지 못한 여자들이 행복하다' 고 말할 때가 이제 올 것이다.

 

30  그 때 사람들은 산을 보고 '우리 위에 무너져 내려라' 할 것이며, 언덕을 보고 '우리를 가리워 달라' 할 것이다.

 

31  생나무가 이런 일을 당하거든 마른 나무야 오죽하겠느냐?" 하고 말씀하셨다.

 

32  다른 죄수 두 사람도 예수와 함께 사형장으로 끌려 가고 있었다.

 

33  해골산이라는 곳에 이르러 사람들은 거기에서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았고 죄수 두 사람도 십자가형에 처하여 좌우편에 한 사람씩 세워 놓았다.

 

34  예수께서는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그들은 자기가 하는 일을 모르고 있습니다" 하고 기원하셨다.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은 자들은 주사위를 던져 예수의 옷을 나누어 가졌다.

 

35  사람들이 곁에서서 쳐다보고 있는 동안 그들의 지도자들은 예수를 보고 "이 사람이 남들을 살렸으니 정말 하느님께서 택하신 그리스도라면 어디 자기도 살려 보라지!" 하며 조롱하였다.

 

36  군인들도 또한 예수를 희롱하면서 가까이 가서 신 포도주를 권하고

 

37  "네가 유다인의 왕이라면 자신이나 살려 보아라" 하며 빈정거렸다.

 

38  예수의 머리 위에는 '이 사람은 유다인의 왕' 이라는 죄목이 적혀 있었다.

 

39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달린 죄수 중 하나도 예수를 모욕하면서 "당신은 그리스도가 아니오? 당신도 살리고 우리도 살려 보시오!" 하고 말하였다.

 

40  그러나 다른 죄수는 "너도 저분과 같은 사형선고를 받은 주제에 하느님이 두렵지도 않으냐?

 

41  우리가 한 짓을 보아서 우리는 이런 벌을 받아 마땅하지만 저분이야 무슨 잘못이 있단 말이냐?" 하고 꾸짖고는

 

42  "예수님, 예수님께서 왕이 되어 오실 때에 저를 꼭 기억하여 주십시오" 하고 간청하였다.

 

43  예수께서는 "오늘 네가 정녕 나와 함께 낙원에 들어 가게 될 것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숨을 거두신 예수

44  낮 열 두 시쯤 되자 어둠이 온 땅을 덮어 오후 세 시까지 계속되었다.

 

45  태양마저 빛을 잃었던 것이다. 그 때 성전 휘장 한가운데가 찢어지며 두 폭으로 갈라졌다.

 

46  예수께서는 큰 소리로 "아버지, 제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 하시고는 숨을 거두셨다.

 

47  이 모든 광경을 보고 있던 백인대장은 하느님을 찬양하며 "이 사람이야말로 죄없는 사람이었구나!" 하고 말하였다.

 

48  구경을 하러 나왔던 군중도 이 모든 광경을 보고는 가슴을 치며 집으로 돌아 갔다.

 

49  예수의 친지들과 갈릴래아에서부터 예수를 따라 다니던 여자들도 모두 멀리 서서 이 모든 일을 지켜 보고 있었다.

 

* 주님과 십자가에 함께 달린 두 죄수의 처지는 똑같으면서도 받아들이는 모습은 정반대입니다. 우리들도 우리에게 닥친 어려움 앞에서, 주님께 "당신은 그리스도가 아니오? 당신도 살리고 우리도 살려 보시오!" 라고 다그치며 모독할 수도 있고 또 다른 죄수처럼 "예수님, 예수님께서 왕이 되어 오실 때에 저를 꼭 기억하여 주십시오"라고 내맡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극한 상황 속에서 내맡기기 위해서는 매 순간 내맡기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주님처럼 우리도 "아버지, 제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라고 말씀드리며, 주님의 자비로운신 섭리를 믿고, 매순간 주님께서 주시는 매일의 십자가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사실 하느님게서 가장 무기력해 보이시는 그 순간에 하느님께서는 더욱 전능하신 당신의 모습을 확연하게 드러내 보이십니다. 그래서 백인대장은 숨을 거두시는 예수님을 보고 "이 사람이야말로 죄없는 사람이었구나!" 라며 비로소 그분을 알아 뵙고 신앙고백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도 하느님께서 부재하신 듯이 보이는 그 순간에 백인대장처럼 주님의 참모습을 알아 볼 수 있는 은총을 청해야 하겠습니다.

첨부파일: 나의 등뒤에서.mid(18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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