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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치부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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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라라 [kbs001] 쪽지 캡슐

2000-01-14 ㅣ No.1360

이건..

 

정말..

 

내 명예에 크나큰 치부이자..  

 

아무도 어찌할 수 없는 선천성 숫자결핍증에 의한 일이다..

 

그러나..  

 

이 곳 게시판을 들르는 모든이들이 즐거울 수 있다면..

 

이 한 몸 바보된들 어떠리...

 

헉...

 

이 일은...

 

98년 여름에 있었던 일로...

 

그 당시 함께 교사활동을 하던 동료교사들은 생생히(?) 기억하리라 생각된다.

 

98년 여름..

 

여름 캠프를 무사히 마치고...

 

교사들은 즐거운 그들만의 캠프를 떠났다..

 

추암 해수욕장 부근이던가?...

 

새벽에 도착해서 그럭저럭 바닷물이 짠지, 단지 맛을 실컷 보고는...

 

저녁무렵에는 밥되기만을 기다리며..

 

그들의 청정(?)음료를 들이키며 시간을 보내던차...

 

불현듯... 누군가 게임을 하자는 제의와 함께 시작된 공포의 고백게임...

 

헉...

 

덕분에 나는 벌주를 마셔야했고...

 

다른 게임하자고 땡깡을 부리기에 이르렀다..

 

그러자 모두 감사하게도... 박자게임에 돌입했다..

 

하하... 이건 잘 할수 있겠지..

 

왠걸..

 

제기랄... 4박자는 쉬우니까... 8박자로 하잖다...

 

 

하나 : 두손으로 무릎을 친다.

두울 : 두손으로 손뼉을 친다.

세엣 : 오른쪽 엄지 손가락을 편다.

네엣 : 왼쪽 엄지 손가락을 편다.

다섯 : 오른쪽 어깨를 들썩인다.

여섯 : 왼쪽 어깨를 들썩인다.

일곱 : 턱을 아래로 찍(?)는다.

여덟 : 턱을 치켜 올린다.

 

 

그래.. 잘할수 있을꺼야... 잘하자, 파이팅!

 

내심 그렇게 외치고 시작된 여덟박자 게임...

 

영수(시몬)과 내가 공격 대상이었다.

 

그와 나는 그야말로 게임의 100전 100패를 기록하는 블랙홀이었던게다..

 

그래도 고백게임보다는 좀 수월하다 하던차에...

 

드디어 사건은 벌어지고 말았다..

 

열심히... 다른사람이 지목되면... 머릿속으로 박자를 세며... 따라하곤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나를 지목하는게 아닌가..

 

"딸기 하나!"

 

헉.. 나다.. 그래, 이번엔... 절대로 틀리지 말자...

 

하나는 쉽지 않은가..!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그래, 지금이야!

 

자신있게.."하나!"

 

그런데... 모두 잠깐 의아해 하더니...

 

박장대소를 하는게 아닌가?...

 

난 분명히 마지막 박자에 내것을 불렀는데....

 

그렇다... 난 내 이름을 불러야 할것을 그노무 "하나"를 외치고 만것이다.

 

그 후론... 절대, 절대로... 박자게임을 하지 않았다.

 

 

 

 

 

숫자결핍증 환자 봉신(글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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