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우동성당 게시판
지나간 바람은 차갑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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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이었지요. 낯선 번호가 호출기에 적혀있더군요. 051로 넌지시 적혀있던 번호.... 오랜만에 군대에서 알았던 친군줄 알았습니다. 미안하게도 말이지요. 하지만 1년 5개월만에 연락한 그 사람이었습니다.
나 : '여보세요?, 호출하신 분 좀 부탁합니다.' 그 사람 : '나야......' 나 : ............ 나 : '왜?' 그 사람 : '잘 지내나 해서..' 나 : '잘 지내' 나 : '너는?' 그 사람 : '나도 잘 지내.' ........... 나 : '그럼 잘 지내.' 그 사람 : '너두'
언젠가 영화를 봤습니다. 이와이 슈운지의 'LOVE LETTER' 그 속에서도 시작과 끝을 연결짓는 고리는 '잘 지내고 있나요'라는 몇 글자였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부터 좋아하게 된 김경호의 '비정'이란 노래도 그런 가사더군요. (그래선지 아마 더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단지 인사말 하나 때문에.....
이 말 속에는 (모두가 그런 건 아니겠지만) 상처, 아픔의 기억을 지우려는 사람과 그 상처, 아픔의 기억을 주고 떠난 사람들의 가슴 한 켠으로 밀어둔 일기장 속 글들이 모두 들어있나 봅니다.
끝내는 '잘 지내'라는 인사말로 맺어버릴 수밖에 없듯이..............
결국 일기장을 건네주지는 못할 테니까요. 그 사람에 대한 모든 생각들을 적었지만 이젠 버리지도 다시 펴볼 수도 없는, 애꿎은 책들의 눈치만 살피고 있게된....그...기억속의.... 일....기....장 처럼 말이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