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동(구 미아3동)성당 게시판

[수산] 아무 생각도 나질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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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승 [sussanna] 쪽지 캡슐

2000-10-29 ㅣ No.5013

오늘은 성당에도 못가고 어디를 좀 다녀왔습니다.

 

종로에서 친구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좀 하다가 친구 아버지께서 뇌출혈로 고대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계신다고 해서 거기를 다녀오려고 했습니다.

 

우리는 그냥 금방 일어나시겠지.. 생각하고 갔는데 친구 눈이 부었더라구요.

 

가망이 없으시다는 말과 함께요...

 

산소 호흡기를 빼면 이제 사실 수가 없어서 친구네 집은 장례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헤어지는 순간까지 저는 그 친구에게 한 마디도 하지 못했습니다. 아니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냥 울고 있는 친구를 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눈물이 나려고 했지만 울수가 없었습니다. 우는 것도 친구에겐 미안했답니다.

 

언제 돌아가실지 모르기 때문에 우리 친구들은 연락이 오면 빨리 달려갈 준비를 하고

 

있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주연 언니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초등부 교사였던 후배 아버지께서 돌아가셔서 가보기로 했다고...

 

그래서 지금 저는 집에 옷 갈아입으러 왔습니다.

 

집에 와서 엄마한테 ’나 놔두구 가면 나 가만히 안 있을꺼야~!!!’하구 괜한 말두 했습니다.

 

오늘은 너무나도 슬프고 아무 생각도 나지를 않습니다.

 

가까운 주변 사람들의 부모님이 돌아가시는게 처음이기 때문에 사람들과의 이별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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