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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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오로는 이 말을 마치고 그들과 함께 무릎을 꿇고 기도를 드렸다. 그들은 모두 많이 울었으며 바오로의 목을 끌어안고 입을 맞추었다. 그들을 가장 마음 아프게 한 것은 다시는 자기 얼굴을 보지 못하리라고 한 바오로의 말이었 다. 그들은 바오로를 배에까지 전송하였다. (사도행전 ; 20,36-38 )
위에 적은 사도행전의 장면은 바오로 사도와 관련된 성서 말씀중 저에게 가장 강하게 와 닿았던 부분입니다.
바오로 사도와 교우들이 헤어지면서 가슴아파하는 마음이 전해지면서 2000년의 시차를 넘어 그 분들이 생생하게 느껴졌고 저도 슬픈 마음이 들었었습니다.
우리를 위한 바오로 사도의 안타까와하는 그 진심어린 좋은 말씀 중에서 하필 헤어지는 장면에서 가장 강하게 바오로 사도와 교우들의 마음이 느껴지고 그 분들이 가깝게 가깝게 다가 왔는지...
지금 생각컨대 아마 헤어지는 것을 유난히도 힘들어하는 제 안의 어려움 때문에 그 부분이 그렇게 마음에 닿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한 노신부님께서 외국으로 떠나시면서 정든 사람들에게 하셨던 말씀을 다른데서 읽고 나서부터 헤어짐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 나는 사람들과 같이 있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그리워하는 것도 참 좋아합니다"
이런 뜻의 말씀이었다고 하는데 그 말씀이 저에게는 거의 구원(?)의 말씀이었습니다.^^
헤어지는 것은
늘
단절되는 것 , 과거가 되어버리는 것, 빛바램,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 것 등등으로 우리의 한켠을 무너지게 하는 것이라고 싫어했었는데..
그 신부님의 말씀에 비추어보면 그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같이 있는 것 못지않게 그리워하는 것 또한 좋은 것이라면 이제는 나쁜 것은 없기 때문입니다. 물리적으로야 멀리 있다하더라도..
우리에게 기쁨과 평화의 모습으로 사랑을 주신 백 신부님께서 이제 다른 곳으로 가시지만,
아름다운 기억과 좋은 마음의 지향안에서
저희와 만남의 때는 있었지만 헤어지는 때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헤어지는 것이 싫어 이별의 사실을 부정하는 것으로 비춰져도 할수 없습니다.^^
주문처럼 되새기는 한 노신부님의 말씀 덕분에 조금은 의젓해진 마음으로 다시 인사드립니다.
신부님 건강하시길 빌며...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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