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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물에서 포도주로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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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칠 [mpark] 쪽지 캡슐

2002-08-06 ㅣ No.2919

물에서 포도주로의 변화 (요한 2, 1-12)

 

 

가나의 혼인 잔치에서 예수는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킨다...

예수가 일으킨 이 첫 번째 표징 안에서

요한은 예수 그리스도의 육화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무엇이 일어났는지를 보여주고자 한다.

우리의 삶은 그리스도의 육화로 말미암아 변화되었다.

여기에서 여섯 개의 돌 항아리에 가득 담겨진 물은

우리의 삶을 나타내는 것이다 (90쪽)...

 

사람들은 물을 가지고는 어떤 축제도 지낼 수 없다.

물은 정화할 수는 있지만 포도주처럼 결합시키지는 못한다...

포도주는 우리에게 즐거운 분위기를 제공하고,

우리의 말문을 열어주어

서로 관계를 맺고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게 한다 (91쪽).

 

우리의 삶은 예수의 육화로 말미암아 어떤 새로운 맛을 얻었다...

이전의 우리들은 맛없는, 김이 빠져버린 아무런 맛도 없는... 물이었다.

그리고 6개의 항아리처럼 돌같이 단단하고 완고하며 고집세고 세속적이었다.

6이라는 숫자는 우리의 불완전을 가리킨다.

요한에 의하면 예수는 우리의 삶을 신적인 완전함으로 가득 채우기 위하여

일곱 가지 표징을 일으키게 된다.

여기 첫 번째 표징에서는 우리 삶의 불완전이 6이라는 수로 표현되었다.

어떤 본질적인 것이 우리에게는 결여되어 있다.

우리는 완전치 못한 존재인 것이다.

그리스도에게 이르러서야 비로소 거룩한 숫자, 7이 성립하게 된다.

그리스도는 자신의 피와, 새로운 생명을 증여하는 물을

우리에게 선사하기 위하여,

그리고 그의 사랑과 영으로 온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하여,

십자가 위에서 병사의 창에 의해 자신의 심장이 찔린 바로 그 때,

일곱 번째의 항아리를 열게 된다 (91-92쪽).

 

요한은 그의 복음으로 자기와 동시대의 사람들에게,

이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이며

그로 말미암아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되었는지를 주장하고 설명하려고 하였다.

분명히 사람들의 마음 안에는 변화를 향한 깊은 갈망이 존재하고 있다.

나자렛 예수 안에서 일어난 하느님의 육화를 통해서 ... 그런 일들이 일어났다.

즉, 하느님이 우리의 인간적인 본성을 실제로 변화시키셨고,

죽어야 할 우리의 본성에 당신의 불멸의 생명을 불어 넣으셨으며,

우리 인간을 신화(神化)시키셨던 것이다 (93-94쪽).

 

우리의 변화 사건은 한 결혼식에서 일어난다.

요한에게 있어서의 결혼식 역시 그리스도의 육화 안에서

무엇이 일어났는지가에 대한 하나의 표징이 되고 있다.

결혼식은 대립된 것의 합일을 나타내는 전형적인 상징이다.

수많은 동화들이 결혼식으로 이야기의 끝을 맺고 있다.

남성과 여성의 결합은, 서로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가 내면에서 감지하게 되는 모든 대립,

무엇보다도 존재할 수 있는 가장 극단적인 대립인

하느님과 인간, 하늘과 땅의 대립이 해소되는 것을 상징한다.

요한은 가나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하느님이 당신 아들의 육화 안에서

우리와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을,

그것으로 그분은 우리와 밀접하게 결합하시며

우리의 삶에 새로운 맛을 부어주신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

하느님 자신이 당신 아들의 육화 안에서

거룩한 결혼식을 통하여 인간과 결합하신다 (94-95쪽).

 

우리가 ... 변화를 향한 깊은 갈망을 그리스도에게 내어 밀고 있는다면,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킨 그리스도가 우리의 삶 역시 변화시킬 것이다.

즉, 우리의 삶에 새로운 맛을 부여하여,

우리 안에 있는 모든 대립을 거룩한 결혼식을 통해 서로 결합시킴으로써

우리의 진실한 본성이 꽃을 피우고,

마치 신부에게서처럼

우리 내면의 아름다움이 드러나게 할 것이다 (97-98쪽).

 

 

안셀름 그륀, 성서에서 만난 변화의 표징들, 분도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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