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원동성당 게시판
E.메일로 받은 선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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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평소 가까이 지내는 두 분으로부터, 메일로 시를 한 수 선물 받았습니다. 가을에 읽으면, 너무나도 어울릴 이 시는 박노해 시인의 "길 잃은 날의 지혜" 라는 시 였는데, 공교롭게도 두 분이 똑같은 시를 거의 같은 시간에 저에게 전송 하셨습니다. 아마도, 이 가을에 나를 한 번 돌아보고, 한 번쯤 한가한 시간을 가지면서,천천히 음미해 보라는 뜻으로 보내주신 것 같았습니다. 두 분께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요즈음 계절이 계절인지라, 공연히 마음이 울적해 지면서, 밖에만 나서면, 보이는 누렇게 변해가는 나뭇잎들 하며,, 또 래디오 F.M 만 켜면, 나오는 조성모의 노래 등등이 공연히 마음을 쓸쓸하게, 만들었는데....... 두 분이 보내준 시로 언듯 정신이 번쩍 나는 것 같았습니다. 한 분은 아름다운 영상과 함께.. 또 한 분은 세상의 모든 것들이 너무 어렵게 돌아가고 있다. 이런때 일수록 잠시 손을 멈추고 시 한 수 읽는 여유가 필요하다는 코멘트와 함께....... 물론 이 시를 아시는 분들도 많이 있겠지만, 혹 모르시는 분 들을 위해, 또 이 가을에 계절을 유난히 타시는 분(?)들을 위해 두 분께 받은 시를 공개해 볼까 합니다.
길 잃은 날의 지혜
큰 것을 잃어버렸을 때는 작은 진실부터, 살려 가십시오.
큰 강물이 말라 갈 때는 작은 물길부터, 살려 주십시오.
꽃과 열매를 보려거든 먼저, 흙과 뿌리를 살펴 주십시오.
오늘 앞이 안 보인다고, 그저, 손 놓고 흘러가지 마십시오.
현실을 긍정하고 세상을 배우면서도, 세상을 닮지 마십시오.
세상을 따르지 마십시오.
작은 일 작은 옳음, 작은 차이 작은 진보를 소중히 여기십시오.
작은 것 속에 이미 큰 길로 나가는 빛이 있고, 큰 것은 작은 것들을 비추는 방편일 뿐 입니다.
현실속에 생활속에, 이미 와 있는 작은 세상을 앞서 사는 희망이 되십시오. . |